‘힐링’이 필요한 당신의 마음을 위해 상담실 문을 두드려라
‘힐링’이 필요한 당신의 마음을 위해 상담실 문을 두드려라
  • 김명지 기자
  • 승인 2012.12.02
  • 호수 137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담, 한 번 해보고 싶으나 다가가기가 부담스럽다면
우리학교 ‘한양상담센터’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위해 ‘생활상의 고충을 해소하고 모든 개인이 원하는 자신의 성장을 지향할 수 있도록 하는’ 기관이다. 양캠퍼스 학생회관에 위치하며 상담 또한 무료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입장에선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실제 지난 2006년 기준으로 연간 총 이용자수가 6천 805명에 달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형지영<언정대 정보사회학과 12> 양은 "과제 때문에 진로 관련 검사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이용에 낯설음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 이승연<공학대 교통물류공학과 12> 군은 "결국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진 못할 것 같아서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본 기자는 상담센터의 역할을 알려 학생들에게 활용의 여지가 생기도록 상담센터에 개별 상담 사례를 토대로 한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러나 상담센터 측에서는 “상담 대상자들의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익명으로라도 알려줄 수 없다”고 전했다. 생각이 짧았음을 깨달으며, 이왕 이렇게 된 것, 본 기자가 직접 체험해보기로 결심했다.

우선 한양상담센터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해본다. 이후 직접 방문해 도움 받고 싶은 것들을 설명하고 간단한 정보를 알렸다. 그리고는 차후 일정을 잡는다. 직원은 “상담 접수 및 심리 검사를 한 후 상담원 선생님과 연결이 되려면 방중엔 1달 정도가 걸리며 학기 중엔 신청 인원이 더 많아 그 이상을 기다려야 할 수 있다”고 했다. 어쩌면 지금은 홈페이지에 있는 2006년의 통계치보다 더 많은 이들이 한양상담센터를 이용하고 있지 않을까 추측을 해봤다.

내가 선택한 심리검사지를 받고선 문제지에 나온 지시 에 따라 '지나치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생각 닿는대로 문항을 꼽아봤다. 주관식 검사지에서는 간혹 생각이 막히는 부분도 있었다. ‘나의 어린 시절은’, ‘나의 아버지는’ 등과 같은 말에 뒤를 이어 설명해야 하는 문제들은 어린 시절이나 아버지 등에 대해 내가 그동안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왔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상담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보다 긴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10주 내외, 또는 그 이상을 할 수 있다. 본 기자는 검사를 끝내고 1달이 채 안됐을 때, 여름방학 중이라선지 비교적 빨리 상담원 선생님과 연결이 됐고, 본격적인 상담이 진행됐다.

처음 받아보는 심리 상담에서 가장 생소했던 것은 단순히 ‘내가 어떤 일에서 이런 기분을 느꼈다’를 토로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왜 이런 기분을 느꼈나’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보게 됐다는 점이다. 가족, 친구, 함께 일하는 사람들 등과의 관계에 대한 오랜 또는 짧은 기간 동안의 회의감, 학업 및 신문사 활동에 대한 고민과 스트레스, 예민함, 좌절감과 무기력함 등의 상담이 계속됐다. 그러면서 점차 상담원 선생님의 말로부터 스스로 하는 말들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찾게 됐다. 첫째, 상황에 대해 느낀 감정 그대로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나치게 설명, 기술하고 있으며 둘째, 그런 설명과 기술이 종종 실제 현실 상황에 맞지 않는, 본인 위주의 해석이라는 것이다.

스스로가 이렇게 ‘내 감정이 무엇인지’를 호소할 수 없는 상태라는 점에 대해 놀라웠다. 또 다른 사람들의 말에 지나치게 의존해서 괴롭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내 방식으로 생각해서 괴로워지는 경향이 더 강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또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고민은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크기 또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 상담센터는 개인의 특성에 맞게 전문가들의 도움을 제공한다. 상담원 선생님은 결국 해결은 나의 몫임을 말했다. 다만 상담은 이를 돕기 위해 그 상태를 함께 하며 도와주는 것이다. ‘힐링’이 필요한 이들에게 열려있는 상담소, 그러나 이곳은 결코 ‘힐링’을 있는 그대로 선사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힐링’할 힘을 주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