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현상과 단일화, 어떻게 볼 것인가
안철수 현상과 단일화, 어떻게 볼 것인가
  • 김명지 기자
  • 승인 2012.11.17
  • 호수 13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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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사회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의 인터뷰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출마는 한동안 큰 반향을 불러왔다.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겠나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첫째, 이념 및 지역에 따른 편 가르기, 둘째, 정당이 공익보다 당의 목적, 이득에 집중하는 것, 셋째, 권력의 과도한 집중화가 있다.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제3의 인물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그 ‘제3의 인물’이 ‘왜 하필이면 안철수 후보’인가. 우선 그는 소프트웨어 백신을 개발해 무료로 배분하며 연구자 및 기업인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도덕성의 관점에서 주목받는 한 이유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박원순 후보와의 경쟁에서 ‘양보’를 택했다. 기존 정치의 모습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청춘콘서트’ 등으로 젊은 층에 적절히 접근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더불어 대학생들에게 안철수의 존재는 이런 정보 문명을 진보하게 만든 이미지다. ‘386세대’ 같으면서도, 동질감이 느껴지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안철수 현상’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정당정치의 붕괴다. 무소속후보가 당선된 후 실정을 하게 된다면 ‘무소속’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당에 소속됐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정당은 계속되는 다음 선거도 고려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정당정치는 정당 내 인물들의 집단적인 책임과 견제 및 균형을 구현한다. 따라서 이런 정당정치의 붕괴는 현대 민주주주의 자체에 대한 위협과 연결되는 것이다.
단일화 이후의 문제도 있다. 지난 1990년 노태우 정부 시절 여당인 민주정의당을 중심으로 한 ‘3당 합당’에서도 김영삼 의원은 자신만의 세력을 가진 채로 편입됐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의 경우 그런 기반이 부족해 결국은 당리, 당력에 좌우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편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가 되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재창당이냐, 기존 정당의 개편이냐의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 이에 대한 빠른 적응도 중요하다.

‘3당합당’에 대해 얘기했는데, 이와 유사한 과거 사례가 또 있나  
지난 1996년 15대 총선에서의 일명 ‘DJP연합(김대중, 김종필 후보의 연합)’은 정권 창출을 위한 지역적 연합이었다. 그러나 연합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지난 17대 대선에서의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인물간 연합의 사례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근 단일화 주체들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비교적 동질적인 사람들이다. 따라서 단일화의 진행에 안정된 측면이 보인다. 그러나 성공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와 같은 시기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시민, 심상정 후보의 연합은 실패했다.

현재 전반적인 단일화 논의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있나  
이미 사람들이 두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예상해왔던 상황이다. 그러나 논의 과정이 너무 길어지면서 그야말로 ‘맥이 빠진’ 것처럼 보인다. 논의 내용도 여전히 복잡하다. 안철수 후보는 정치 개혁의 측면에서 이해찬, 박지원 등의 민주당 대표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들은 국민경선에 의해 뽑힌 이들이다. 다가오는 선거를 주도적으로 이끌 인력들이기도 하다. 더불어 의견 수렴에 대한 문제도 있다.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이루자는 안철수 후보와 여론조사와 국민경선을 함께 이용하자는 문재인 후보의 의견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두 후보의 단일화를 앞둔 시점에서 새누리당은 어떤 행보를 보여야 하나  
새누리당은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그저 이를 비판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단일화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해야 한다. 오랫동안 선거를 치르고 여당으로 활동한 ‘전문 집단’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해야 할 것이다. 또 ‘안철수 현상’의 원인에 대한 처음의 논의를 생각해야 한다. 최근의 화두는 ‘경제민주화’다. 현재 경제 구조가 가진 문제의 원인을 박정희 정권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이 부분을 잘 고려해봐야 한다.

실제 선거까지 한 달여 정도의 시간만이 남겨진 지금 상황에서 대선에 참여할 한양대생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앞서 ‘안철수 현상’이 널리 퍼진 여러 가지 정치적 원인들을 지적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투표를 할 때가 되면 다시금 이를 잊는 것 같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책적 판단이다. 지역 불균형 발전에 불만이 있던 지역이라면 그 다음 대선 후보가 오로지 지역 민심만을 잡기 위해 내세운 공약에 표를 주면 안 되는 것이다. 한미FTA를 찬성한다고 해서 친미주의자, 반대한다고 해서 종북주의자로 몰아세우는 것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이다. 젊은층들은 이런 문제에 더 많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각별히 주의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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