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도 관심도 미비한 연계전공
존재감도 관심도 미비한 연계전공
  • 이우연 기자
  • 승인 2012.11.14
  • 호수 13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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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취지는 좋지만 잘 정착했는지는 “글쎄…”

우리학교는 실용학풍의 전통에 따라 다양한 전공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계전공은 3개 이상의 학부, 학과 또는 전공이 참여해 가상의 학과(전공)를 구성해 이들 참여 학과의 교육과정을 이용해 전공을 이수하는 제도다. 사회와 학문분야가 새롭게 변함에 따라 기존의 대학에서 제공하던 전공만으로는 새로운 학문분야를 다루기 어려워진 이유에서 개설됐다.

연계전공, 필요는 하지만 미비한 존재
하지만 지금 연계전공제도가 애초의 취지대로 운영이 잘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현재 서울캠퍼스에는 영상산업전공, ERICA캠퍼스에는 실내건축디자인전공이 있다. 이전에는 아태지역통상전공, 여성학전공, 의용생체공학전공, 패션마케팅전공 등 10여 개의 다양한 연계전공이 존재했으나 2012년 11월 현재는 각 캠퍼스에 한 개의 연계전공만이 남아있다. 또 서울캠퍼스의 영상산업전공을 이수하는 학생은 9명, ERICA캠퍼스의 실내건축디자인전공을 이수하는 학생은 32명뿐이다.

권나은<교무처 학사팀> 직원은 “개설된 연계전공이 점점 줄어든 이유는 현재 연계전공을 대신할 수 있을 만한 다중전공, 복수전공, 부전공, 융합전공 등의 전공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이라 밝혔다. 그러나 이들 전공의 존재와는 별개로 연계전공이 필요한 이유도 있다. 진소연<사회대 사회과학부 12> 양은 “평소에 다중전공이나 부전공은 부담스럽지만 3~4개 전공을 골고루 이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연계전공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나 같이 여러 전공을 접하고 싶은 학생에게는 꼭 필요한 제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연계전공의 필요성은 다른 학교에서 이 제도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화여대는 22개, 고려대는 20개, 연세대는 16개의 연계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분야도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를 골고루 포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학교는 각 캠퍼스에 1개씩만 운영돼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


학생을 더 끌어들이지 못하는 이유
이렇듯 연계전공제도는 처음 개설돼 활발히 운영되던 초기보다 그 존재와 운영이 미비해졌다. 권 직원은 “연계전공의 수가 줄어든 것은 학생들의 수요가 줄어든 데에도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계전공의 수요가 줄어든 데는 기존에 연계전공이 운영되던 방식의 문제점이 일정부분 작용했다. △연계전공의 학문적 기반이 부족한 것 △행정적 문제 등의 이유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 볼 수 있다.

연계전공의 학문적 기반이 부족한 것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없는 가장 큰 문제다. 우리학교 연계전공의 학점 이수 방식은 해당 학과의 특정학점만 이수하면 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영상산업전공을 예로 들면 경영학과, 교육공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영화학과의 학점을 각 9학점씩 이수하면 된다.

이 때문에 다른 학교처럼 연계전공만의 독립적인 과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상산업전공을 이수하고 있는 박승희<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0> 양은 “독자적인 과목이 없고 각 학과의 과목을 골라서 듣다보니 유기성이 없는 느낌이었다”고 지적했다.

행정적 문제도 존재한다. 연계전공만을 위한 담당 부서가 따로 없어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박 양은 “연계전공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고 이수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지만, 확실한 담당 부서가 없어서 여러 번 문의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심지어 경영학과의 행정직원은 연계전공의 존재조차 몰랐으며, 연계전공 신청자 정보가 해당학과 사무실에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아서 결국 이번 학기 경영학과 수강신청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에도 학교는 해당 사항을 보완할 계획은 없어 보인다. 권 직원은 “오는 2013-2016년 연계전공과 관련된 개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진 양은 “연계전공의 홍보와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면 학생들이 다양한 학업계획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양은 “연계전공을 진입하기 전 알아야 할 각 과의 기본지식들을 다루는 과목을 신설하고 행정적 측면을 개선하는 등 기존 연계전공생들을 배려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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