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손해’와 ‘장기적 장점’ 사이
‘단기적 손해’와 ‘장기적 장점’ 사이
  • 박정우 기자
  • 승인 2012.11.11
  • 호수 13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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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 주장에 담긴 두 의문 계절학기 비용과 정책 실효성의 문제
▲ 학생대표와 약 100여 명의 학생들이 지난 6월 7일 신본관 앞에서 수업일수 복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15주 수업일수 단축을 통해 계절학기 취득 가능 학점이 늘어나면 다중전공 이수가 용이해 학생들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학교 측의 주장엔 문제점이 존재한다. △경쟁력 강화의 경제적 부담을 학생들이 대부분 지게 된다는 점 △보다 많은 계절학기 수강이 가능하더라도 이것이 다중전공 이수자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정규학기만으로 4년 내에 다중전공을 이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주전공과 다중전공을 합한 전공 이수 학점이 단일전공을 이수했을 때보다 많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하기에 다중전공 이수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추가 정규학기나 계절학기 수강을 생각하게 된다.

결국 학생들이 계절학기 수강료를 지불한다는 점에서 ‘경쟁력 강화’의 목표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는 “정규학기와 별개로 등록금을 내야 하는 계절학기를 늘린다는 이유로 정규학기를 축소한다는 학교 측의 결정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전했다.

또 계절학기 기간을 늘려 더 많은 강의의 수강이 가능해져도 다중전공 이수자가 증가한다는 보장이 없다. 다중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들이 아직 많지 않은 것은 계절학기를 통해 이수 가능한 학점이 적어서가 아니라 다중전공 자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B는 “15주 단축은 다중전공 학생들에 편의를 제공한다기보다 다중전공 학생들이 계절학기를 듣게하는 정책인 것 같다”고 말하며 “다중전공 자체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2학기가 절반 가량 진행된 지금, 다중전공자가 많이 늘지도 않았다.

유 부처장은 “계절학기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인력과 장비 등에 학교가 투자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학생들이 투자하는 부분도 필요하다”며 “하지만 학생들이 계절학기 등록금에도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고 장기적으로는 이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시행 초기다보니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진 않았다”고 말하며 “점진적으로 전임 교수의 강의 비중을 늘리는 등 계절학기의 질을 높여 이를 다중전공 활성화와 기존의 학점 보충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학교는 학생들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정책을 바라볼 것을 당부하고 있으나 학생들의 의문은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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