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보도 없는 학내 언론, 역할은 전달인가
심층 보도 없는 학내 언론, 역할은 전달인가
  • 이승아<과기대 응용물리학과 08> 위원
  • 승인 2012.11.09
  • 호수 137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가 보다. 증면된 1369호를 보며 배부른 마음이 들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문득 12페이지도 증면 전의 한대신문을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 헛웃음이 나왔다. 12페이지임에도 이전보다 크게 ‘꽉 찬 느낌’이 없는 것이, 어쩌면 증면 당시 리뷰를 작성하던 그때의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아닐까 싶다.

지난 1372호에 대해 이창수 독자위원이 지적했듯, 한대신문의 학내 기획 기사는 확연히 부족하다. 문제는 이미 독자위원이 짚은 문제에 대한 시정이 없다는 점이다. 이창수 독자위원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말에 크게 공감한 기사들을 짚어보겠다.

‘해우소, 정말 근심이 해결되는 공간인가’ 기사에서는 화장실 위생 문제를 지적했다. 화장실의 위생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이유로 청소의 한계, 노후화, 지저분한 사용 등을 들었다. 문제를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힘이 학내 언론에 있다면 이 정도의 기사로는 확실히 부족하다. 타 학교 위생 관리와의 비교, 학우들이 원하는 화장실의 모습과 위생 관리, 이에 학우들 스스로 해나가야 할 일 등을 단계적으로 다뤘어야 옳다.

‘ERICA캠퍼스에 지하철이 연결된다?’ 기사도 마찬가지다. 신안산선 도입의 개괄적인 설명이나, ERICA캠퍼스의 교통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단순한 토론회 기사라고 해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독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ERICA캠퍼스를 둘러싼 교통망 등과 더불어 교통 문제에 대한 이전 논의들을 도식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저 ‘화장실이 더럽다. 관리처 과장은 이렇게 말했다’는 기사와 ‘지하철 연장, 이런 얘기가 있다더라’에서 그치는 기사. 기사를 쓰기 위해서, 학우들이 ‘궁금해 할지’, ‘학내 언론으로서 알리기에 유의미한지’에 대한 생각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두 기사를 짚었지만 전체적으로 한대신문에서 가장 아쉬운 일이다. 단신감에 불과한 기사의 나열이 과연 의미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더불어 독자위원들의 지적이 과연 유효한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평균 밖 대학생’ 기사는 나름대로 3인 인터뷰를 싣는데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는지는 짐작이 간다. 다만 인터뷰 내용이 너무 식상하지 않은지 묻고 싶다. 마치 공영방송의 수 년 전 프레임 같은 느낌이 강했다. 또 과연 이들이 ‘평균 밖’을 대표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있었는지도 묻고 싶다. ‘다른 것’을 ‘다르다’고 규정하면서 생기는 생소한 시선이 혹 불편하지는 않을지, ‘편견’ 이 존재한다고 규정하는 것이 오히려 편견은 아닐지, 기획 단계에서 충분히 고려한걸까.

문화와 예술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부분들은 좋았다. 다만 이런 기사들을 더 많이 싣는 것이 증면 계획의 전부였다면 그 계획은 조금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여러 번 리뷰를 통해 언급했지만, 한대신문에게 가장 부족한 점이 ‘한대신문만’ 쓸 수 있는 기사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좀 더 고민한 흔적이 있는 기사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갈증이 늘 남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