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음계를 타고 국악은 흐르고
5음계를 타고 국악은 흐르고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2.11.03
  • 호수 13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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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5음계로 대중에게 친숙히 다가간 버스커버스커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올해 초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벚꽃엔딩」의 도입부다. 그 당시 버스커버스커의 예상치 못한 흥행에 전문가들은 버스커버스커의 노래가 우리 국악의 5음계로 만들어져 대중에게 친숙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통 국악은 크게 민속악과 궁중음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민속악은 민중들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악기를 이용해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음악이며 대표적으로 민요, 판소리 등이 있다. 민속악에서 연주하는 음악들은 버스커버스커의 노래에 쓰인 ‘솔라도레미’와 간격이 같은 황태중임남의 5음계를 사용한다. 김영운<음대 국악과> 교수는 “민속악은 5음계를 바탕으로 지역에 따라 생략하는 음, 음을 떠는 방법, 음을 떠는 폭, 추가되는 음 등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경기지방의 민요 「도라지타령」은 생략되는 음 없이 5음계를 모두 사용한다. 「도라지타령」의 도입부를 살펴보면 ‘라라라 라솔미 도레도 라솔미(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로 ‘도레미솔라’의 5음계가 모두 사용됐다. 그리고 경기민요에서는 음을 떠는 현상이 다른 지역의 민요에 비해 적게 나타나는 편이다. 반면 남도민요 「진도아리랑」은 5음계에서 솔과 레를 생략하고 시를 추가해 ‘미라시도’의 음을 사용한다. 「진도아리랑」의 도입부분  ‘미라미라라 미라미라라 라라라도시-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에서 ‘미라시도’의 4음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미라시도’에서 ‘미’는 폭넓게 떨고 ‘시’는 꺾는다. 이처럼 민속악은 모두 5음계를 바탕으로 하지만 지역에 따라 음의 운용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노래의 느낌에 있어서도 많은 차이가 난다.

전통 국악의 음계에는 버스커버스커의 노래에 차용된 5음계뿐만 아니라 ‘율명’도 있다. 율명은 삼분손익법으로 12개의 음, 즉 12율을 산출해 이름을 붙인 것이다. 율명은 쇠로 만들어진 편종, 편경과 같은 악기로 연주되는데 그 당시에는 쇠를 주조해 특정 음을 내는 악기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때문에 율명은 전통 국악 중에서도 향악, 당악, 아악 등의 궁중음악에만 쓰여 향유층의 폭이 굉장히 좁았다. 김영운<음대 국악과> 교수는 “대다수의 민중들은 5음계를 이용한 음악을 즐겼기 때문에 상류층의 음악에만 사용된 율명보다 민속악의 5음계가 우리에게 더 친숙하고 정겹다”며 “버스커버스커의 노래처럼 5음계를 사용한 음악들은 듣는 이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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