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품격
신문의 품격
  • 이창수<경영대 경영학과 08> 위원
  • 승인 2012.10.09
  • 호수 13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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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으뜸 명절인 중추절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시원한 바람이 부는 완연한 가을이다. 한 해 동안 노력한 결실을 거두며, 슬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한대신문에서도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며 한 해의 마무리와 함께 알찬 준비를 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싶다.

이번 1372호 신문은 긍정적인 부분도 물론 곳곳에 엿보였으나,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12면 증면과 더불어 내용의 다채로움은 늘어났을지 모르나, 내용 하나하나의 구성이나 깊이는 왠지 모르게 제자리를 맴도는 듯한 인상이다.

학내소식면은 주거문제를 필두로 전학대회 폐회 등 시의적절한 내용과 구성이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선정한 기사가 단순 사실과 소식 전달에 그친 것이 아쉽다. 보통 대학신문에서 날카로움은 학내소식 면에서 빛을 발휘하는데, 기획 취재가 별로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굳이 꼽자면 주차 공간 부족에 대한 기사가 그나마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전체 12면 중 학내소식 면이 이전과 동일하게 3면 밖에 할애되지 않은 점도 아쉽게 느껴진다. 오랫동안 되풀이되어 온 왕십리 주거문제나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는 성소수자 기구 설립의 내용은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더욱 자세하게 전달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특히나 매번 보여 지는 주먹구구식의 전학대회 행정은 대다수 학우들이 문제점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이를 좀 더 깊게 파헤쳤으면 어땠을까.

2면의 만평은 큰 아쉬움이 남는다. 어떠한 기획과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으나, 해당 만평이 과연 사물을 판단할 만한 지각 이라는 ‘가리사니’라는 단어에 걸맞는 수준이었는지는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만평 특유의 예리함이나 창의성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었을까. 우리학교에서 가장 큰 언론인 한대신문의 격 자체가 낮아진 듯한 느낌이었다.

4면의 대학생 영양 문제 기사는 대학생들의 부족한 영양섭취에 대한 조명이라는 기획 의도는 좋았으나, 한 면을 할애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쉽사리 파악하기 어려웠다. 결국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 병행이 답이라는 상투적인 마무리는 굳이 기사로 쓰지 않아도 누구나 알법한 내용이다.

5면의 학술면에서 이자율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을 어렵지 않게 소개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이자율 계산식은 사족이 아니었나 싶다. 계산식을 나열하기 보다는 그 계산식에 대한 의미와 내용을 글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학술면에 맞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그 외에 새로 생긴 ‘한소래 한마당’, ‘대학로 매표소’, ‘왕십리 패션위크’ 면은 12면 증면에 따른 부담이 여실히 드러났다. 일견 신문의 다채로움은 늘은 것 같으나, 특별히 눈길이 가지는 않았다.

고정적인 틀을 만들어 그 안에 내용을 끼워맞추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한 번 만든 틀에 얽매여 한계를 드러내서는 안 될 것이다.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읽으면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품격’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수고스럽겠지만 부디 더 노력해 한양대 대표언론의 품격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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