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하지 말고 먼저 다가와주세요”
“어려워하지 말고 먼저 다가와주세요”
  • 이우연 기자
  • 승인 2012.10.07
  • 호수 13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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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 종패기 양

대만정치대에서 온 종패기<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환학생> 양은 인터뷰 장소인 사이버대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말로 인터뷰의 운을 뗐다. 한국에 온 지 갓 한 달이라 넓은 캠퍼스가 생소할 터. 한국어 실력과 한국에 대한 관심만큼은 누구보다 높았다.

종 양은 역사 전공으로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언어를 배우는 것에 흥미를 느껴 전과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동북아시아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일본어와 한국어 전공을 고민하다 1학년 때 들은 한국 관련 교양을 떠올리며 한국어 전공을 선택했다. “한국을 특히 더 좋아하는 것도 아니였어요. 사실 일본어과로 전과하는 것과는 달리 시험이 없다는 점이 한국어를 전공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어요.” 단순한 동기와 선택은 그녀를 한국의 매력으로 안내했다. 종종 한국으로 여행을 오고 우리학교의 국제여름학교에서 짧게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결국 그녀는 이번 학기부터 1년간 고대하던 한국 생활을 하게 된다.

“한국 사람들은 빠른 것을 좋아해요. 밥도 빨리 먹고, 일을 할 때도 빨리하죠. 대만 사람들은 마감일만 정해져있다면 그 기간 안에서는 여유롭게 일해요. 그 점이 적응하기 힘들죠.” 한국인들의 ‘빠른’ 습관은 대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수강신청마저도 빠르게 해야 하더라고요. 희망하는 과목은 최대한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대만과는 많이 다르죠. 교수님에게 예의를 지키고 거리감을 두는 것도 신기했어요. 대만에서는 허물없이 친구처럼 지내요.”

한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냐는 질문에 종 양은 아직은 아니라고 대답한다. “제가 적극적인 성격이라 수업에서 만난 한국인 학생들에게 많이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에요. 한국인 학생들도 친절하고요. 하지만 그 이상으로 친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 싶을 때가 있어요.” 아직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서일까, 활발한 성격의 그녀지만 역시 한국인 학생들과 돈독히 어울리는 것이 어려워보였다. 룸메이트도 없어 외롭다는 그녀는 혼자 종로 일대를 구경하거나 다른 대학교로 유학 온 대만 친구들과 어울린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대다수의 한국 학생들이 외국인과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먼저 다가와 주세요.” ‘외롭고’, ‘한국인 친구를 사귀기 힘든’ 외국인 유학생의 모습이 편견이 아닌 실제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 속엔 한국에 애정을 가진 그들에게 무관심한 우리의 모습도 있었다. 종 양에게 한국의 곳곳을 함께 여행 다닐 한국 친구가 많이 생기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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