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편리하고 저렴하게 도심 ‘속’에서 즐겨라
[문화] 편리하고 저렴하게 도심 ‘속’에서 즐겨라
  • 이다원 기자
  • 승인 2012.09.18
  • 호수 13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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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에게 안성맞춤, 낭만 캠핑
▲ 한 커플이 난지 캠핑장의 텐트 안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학생 A는 지난 여름방학이 그다지 유쾌하지 못했다. 다른 친한 친구들이 모두 방학을 맞아 제각기 멀리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다. 가족들과 함께 바다로 떠난 친구들도 있고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해외여행을 간 친구들도 있다. 그러나 돈도 시간도 여유롭지 못한 A에게 여행이란 언제나 사치일 뿐이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난지 캠핑장의 작년 한해 이용객은 10만여 명에 달한다. 김민홍<난지캠핑장 운영업체> 팀장은 “성수기인 여름뿐만 아니라 봄, 가을, 겨울에도 캠핑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꾸준하다”며 “올 여름은 폭염 덕에 캠핑장 이용객 수가 더욱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캠핑 열풍의 배경에는 △여가활동의 증가 △최신식 시설과 서비스 △저렴한 가격 △용이한 접근성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취사가 가능한 점 등이 있다.

김 팀장은 캠핑 인기의 이유로 가장 먼저 ‘여가 활동의 증가’를 언급했다. 현대인들의 여가 활동에 대한 관심의 눈길이 캠핑장으로 모였다. 지난달 캠핑장을 직접 이용한 이어진<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11> 양은 캠핑 체험 이유에 대해 “항상 밥 먹고 카페에 가는 틀에 박힌 일상에 질려 친구들과 좀 더 특별한 여가를 즐기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예전에는 마니아들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대학교 엠티, 동호회, 가족 단위로 놀러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예전에도 대학생들의 방문이 적진 않았지만 요새는 시외로 떠났던 대학교 엠티나 오티도 캠핑장으로 오더라”고 말했다.

또 잘 갖춰진 최신시설과 직원들의 서비스도 캠핑장의 인기를 더한다. 이 양은 “캠핑장에 들어서자마자 직원들이 짐을 옮겨주고 자리로 안내해줬다”며 “여자들끼리 놀러왔는데 직원들도 많고 서비스도 세심해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장영은<서울여대 가족복지학과 11> 양은 캠핑장을 이용한 뒤 ‘깨끗한 텐트’와 ‘캠핑장 시설’을 좋았던 점으로 꼽았다. 깨끗하게 정비돼 있는 텐트와 캠핑 용품들을 손쉽게 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별다른 준비 없이도 캠핑을 즐길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접근성 또한 손님들을 끄는 큰 이유다. 난지캠핑장은 3천 800원에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다. 캠핑 용품들은 필요에 따라 추가 요금을 내고 대여할 수 있다. 캠핑장이 도심 속에 위치해 있어 대학생들은 여건에 따라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로 캠핑장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또 도심 속 캠핑장은 한강변에서의 취사가 허가된 구역으로 한강의 운치와 바비큐 파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그러나 캠핑장을 이용한 대학생들로부터 길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대쉬하는 행위를 일컫는 소위 ‘헌팅’ 문제와 화장실 시설 부족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이 양은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데 어떤 남자들이 고기를 구워주겠다고 다가와 캠핑 분위기가 좀 흐려졌다”고 말했다. 장 양은 “화장실이 멀고 캠핑장 수용 인원보다 화장실 면적이 작아 불편했던 점”을 지적했다.

이에 김 팀장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손님들끼리의 문제라 개입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화장실 문제에 대해서는 “서울시에 시설 확대에 대한 민원을 넣은 상태이지만 사실 손님들이 가운데 화장실에만 몰려 일어나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해명했다. 이 양은 “그러나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아 전반적인 캠핑장 분위기는 건전하고 유쾌했다”며 “대학가의 번잡스러운 유흥가들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친구들과 여유롭게 추억을 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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