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은 나의 힘
사색은 나의 힘
  • 김민홍<삼성디스플레이 제품개발1팀> 선임
  • 승인 2012.09.16
  • 호수 13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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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를, 많은 것을,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바란다. 누구에게나 욕구가 있으며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일맥상통하는 여러 가지의 가치가 혼재하고 있다.

소위 계란 한판의 세월을 넘기면서, 일반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것들(대부분 사회의 통념에 의해 발생되었던)에 대한 고찰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채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가볍고도 불편한 불평을 해본다. 변명같이 들리겠지만 대학시절엔 어떠한 미래가 펼쳐질지 그려볼 수 없었다. 아니, 그리지 않았다. 입학 후 갑작스레 찾아온 자유와, 잘 볼 수 없었기에 무참히 무시되었던 책임으로 인해 선장조차 필요 없는 자그마한 돛단배에 안주했다.

인간의 나이에 따라 가치관이 달라지는 것이 10대, 20대, 30대 등으로 나누는 이유라면, 이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쉬이 좌초되지 않고 자아를 찾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사색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 한대신문 사설에서 우리학교의 둘레길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보았다. 이 같은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 대학은 단순히 학문을 배우는 것 외에 미래를 그리고 결정하는 공간이다. 20대 초, 중반을 보내는 공간으로서 사색하고 걸을 수 있는 곳이 부족한 것은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공간에 대한 불평에서 벗어나 사색해 보기를 권해본다. 

스마트폰에서의 시선을 거두고, 항상 꽂고 있던 이어폰을 빼고, 주변의 자연스러운 경관을 보고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기를 권해본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행동을 눈여겨보기도 하고, 날씨가 더운지 추운지만의 감각이 아니라 바람이나 향기에 대한 생각도 해보기를… 낯간지러운 말일 수 있고, 허세스러운 말일 수 있지만 행동에 옮겨보면 보다 풍요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가끔 하늘을 쳐다보고, 바보같이 멍해져 보고, 악착같이 매달려보고, 무엇이든 나서보고, 한 없이 돌아다니고, 친구들과 울며 웃어보고, 사랑하는 이와 아름다운 순간을 새겨보고, 세상이 보여주는 것에 관심을 가져보고, 자아와 직면할 기회를 가져보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과거엔, 많은 것들이 고운 모래 위에 예쁘게 지어졌던 꿈이었다는 걸 깨닫는 것에 서툴렀다. 현재엔, 성찰의 결과랍시고 무엇이라도 보상받기 위해 욕심이 넘쳐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기를 반복한다. 미래엔, 무엇 하나 제대로 된 날개를 달아주지 못하고 자신조차도 인지 하지 못하는 상태로 은연중에 흘러가 버리는 게 아닌가 두려워지기도 한다.

세상이 강요하는 이치, 세상을 바꿀 하나 하나의 작은 소리, 자아에게 들려주는 눈물 나게 시큼한 이야기, 주체할 수 없이 기쁜 일, 열화가 치미는 일, 타인과의 인연과 새겨지는 푸근한 정, 거짓만을 이야기하려는 아첨꾼들, 본연의 나를 알아봐주는 고마운 사람들, 앞으로도 많이 나열하고 발전시킬 자아와 세상사이의 수많은 이벤트들 등등, 네거티브와 포지티브의 화음은 산재해 있다. 어쩌면 내가 마땅히 서있어야 할 곳이 또한 마땅히 사라져야 할 곳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

사랑하는 방법,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법 등 이 모든 것들이 서툴더라도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어떤 것이 함께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존재하기에 가능한 고민이라는 걸, 그 고민으로 인해 반전이 이루어진다는 걸 깨닫는 아름다운 자신이 보일 때 까지. GPS가 발달되면서 생소한 길도 쉬이 찾아가는(길치는 예외다) 환경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본인에게만큼은 무관심의 영역에서 무신경하게 지내는 것을 행복이라 강요하고 설득하지는 않았을까.

사색하자. 그리고, 최대한 이끌어 내자.

가장 크고도 작은 본인에 대한 사랑스런 투자가 더할 나위 없는 반전의 촉매가 되어 자아를 일깨워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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