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죽였다는 의심이 없다면 나는 허락한다”
“고의로 죽였다는 의심이 없다면 나는 허락한다”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2.09.16
  • 호수 13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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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육에 대한 불교 종파 간 의견 차와 석가모니의 생각

채식이라는 개념이 처음 나타난 곳은 고대 인도와 그리스다. 고대 인도의 채식주의는 종교집단들이 불살생의 원리를 주장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지금도 종교의 계율에 따라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 채식주의자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종교와 채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채식주의를 권하는 종교는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 카오다이교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채식을 권장하는 종교로는 불교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승려들은 살생유택(불살생)의 사상에 따라 식육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간혹 매체를 통해 외국의 승려들이 식육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불교의 종파에 따라 식육에 관한 의견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불교에서 채식을 고수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 일본, 중국 등이며 이들은 대승불교 국가다. 대승불교 국가에서는 계율에 따라 식육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반면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등 상좌불교 국가는 공개적으로 식육을 허용한다.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는 식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채식을 고집하는 건 석가모니의 본뜻이 아니다. 석가모니는 불살생을 주장했지만 식육과 살생은 다른 것으로 여겼다. 고의성 없이 죽인 동물의 고기에 한해서는 식육을 허용한 것이다. 그는 불교 계율을 기록한 「팔리율장」에서 “비구들이여, 자기 자신을 위해 죽인 고기라는 것을 알면서 그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며 “만일 자기를 위해 죽이는 것을 보지 않았고, 자기를 위해 죽였다는 소리를 듣지 않고, 자기를 위해 고의로 죽였다는 의심이 없다면 생선과 고기를 먹어도 좋다고 나는 허락한다”라고 전했다.

사실 불교에서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불교 경전「숫타니 파타」에서 석가모니는 “이 세상에서 욕망을 억제하지 않고 맛있는 것을 탐하는 것이 부정(不淨)한 것이지 육식이 부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즉 음식과 부정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이수창<동국대 불교학과> 강사는 “어떤 사람이 청정해지고 부정해지는 것은 음식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석가모니의 뜻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참고: 도서「숫타니 파타」 ,「불교신행공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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