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의무와 회장의 의무 사이에서
학생의 의무와 회장의 의무 사이에서
  • 이희진 기자
  • 승인 2012.09.08
  • 호수 13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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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A, 제30대 중운위 출석률 분석

지난 1347호 기사 ‘중운위, 출석률 들쭉날쭉’에서는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의 출석률을 분석한 바 있다. 중운위는 민주주의의 원리로 선출된 각 단대의 대표들이 학생들을 대신해 단대의 이익을 대변하고 다른 단대 및 총학생회(이하 총학)와의 협의를 통해 중요 사안을 의결하는 학생대표 기구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권리를 위임받은 각 단대 회장들의 중운위 출석률은 어떨까.

중운위 회의록 분석결과 출석률이 가장 저조했던 순은 △동아리연합회 △디자인대 △과기대였다. 동아리연합회장은 총 27번 열린 정기 중운위에서 13번 출석과 1번의 대리출석, 13번의 결석을 했다. 디자인대 회장은 14번의 출석과 6번의 대리출석, 7번의 결석으로 그 뒤를 이었다.

디자인대 회장 하영훈<디자인대 금속디자인학과 08> 군은 “최대한 회의에 참석하려고 했지만 교수님이 추천한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가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며 “매주 월요일에 있는 단대운영위원회의(이하 단운위)는 진행할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화요일에 있는 중운위에는 참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장 장지호<예체능대 경기지도전공 06> 군도 학생과 회장의 일을 병행하는 단대 회장의 사정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나 장 군은 “회장이 중운위 참여가 힘들 경우 부회장의 대리 참여도 가능하다”며 “불가피한 사정도 없이 대리출석도 하지 않은 일부 중운위원들에게 실망한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14번의 출석, 7번의 대리출석, 6번의 결석을 한 과기대 회장 안대용<과기대 분자생명공학과 07> 군의 사정도 디자인대 회장과 다르지 않았다. 안 군은 “등록금을 벌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해야만 했고 건강 문제도 겹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학생들에겐 죄송한 마음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총학생회장 장 군은 등록금과 관련한 문제는 ‘학생’ 회장으로서의 한계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장 군은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회장이란 직책을 맡은 학생은 일반 학생과 다른 의무를 지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결과적으로 봤을 때 중운위 불참은 ‘회장’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중운위원이 단대 회장으로서 어느 정도 포기하고 감수하려는 점이 모자란 것 같아 아쉽다”라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중운위 불참은 회장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나 그 사정을 전해 들은 뒤엔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렸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는 “회장이 되면 꽤 큰 액수의 장학금을 받기 때문에 등록금은 중운위 불참의 사유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일환<공학대 건축공학과 10> 군은 “장학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사정 때문에 등록금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학기 등록을 못해 회장의 역할도 수행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에 총학생회장 장 군은 “학생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 같아 안타깝다”며 “방학 때는 여러 가지 사정이 겹쳐 최소 인원으로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학기가 시작했으니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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