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특기생 입시비리, 이제는 뿌리 뽑을 때
체육 특기생 입시비리, 이제는 뿌리 뽑을 때
  • 한대신문
  • 승인 2012.09.02
  • 호수 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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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야구부 천보성 감독이 해임된 사실이 지난달 20일 뒤늦게 밝혀졌다. 자녀를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시켜주겠다는 조건하에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 그 사유였다. 현재 천 감독은 이와 관련해 “전혀 아니다”라며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자 스포츠서울에 따르면 야구계 관계자는 “걸린 사람이 운이 없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라며 “입시비리가 드러난 몇몇 감독들만 해임되는 선에서 마무리 되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비단 야구계뿐만 아니라 대다수 스포츠 종목들이 입시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스포츠와 관련된 입시비리는 지금껏 암묵적으로 이뤄져왔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입시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내용은 장관이 교육감,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비리근절 대책 마련과 함께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다. 검찰 역시 특기생들에 대한 대학입시비리를 재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적발된 감독에 대한 처벌 수위가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5월 고등학교 배구부 감독 재직 시절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하종화 감독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하 감독이 감독으로서 한국 배구계에 공헌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그러한 수준에 그친 것이다.

현행 대학 입시 제도를 주관하고 있는 교과부는 입시비리의 원인을 ‘제도’가 아닌 감독 개인의 ‘도덕성 결여’로 여기고 있다. 감독이 선발 과정에서 전적인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감독 개인의 도덕 문제가 입시비리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학교는 체육 특기생을 선발하는 권한을 감독에게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도 제도 보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학교는 체육 특기생 선발에 있어 선발 절차를 체계화하는 등 공정성을 기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줘야 한다. 특히 이번 천 감독 금품수수 사건은 학교 이미지와도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학교 측의 철저한 입시비리 예방 대비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학교는 입시비리 적발 이후 사건 처리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향후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캠페인 등의 홍보를 통해 입시비리 근절에 대한 감독 및 학생들의 인식을 재고할 수 있도록 하고 제도를 보완하는 등의 사전 방지책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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