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퇴적물 내 생명체에 대한 중금속 독성 평가
시화호 퇴적물 내 생명체에 대한 중금속 독성 평가
  • 한대신문
  • 승인 2006.03.26
  • 호수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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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훈<과기대 해양환경과학>교수
지난 한 세기 인류는 엄청난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루었으며 그 발전 속도는 21세기 더욱 가속화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눈부신 과학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한 산업화로 인류는 환경 재앙 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는 좁은데 인구가 많아 재생 가능 수자원이 상대적으로 적어 UN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에서는 제한된 수자원을 최적으로 관리하고 이용하기 위한 국가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장차 우리의 생존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구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국가의 발전과 번영과도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행히 최근 물환경 관리에 대한 많은 사회적 관심이 증가되어 국가의 장기적인 물환경 관리 계획을 환경부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그 목표와 비전이 생태학적으로 건강한 하천과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물이라고 하는 매우 고무적이고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또한 지난 3월 25일 한국육수학회, 수자원공사, 안산환경기술개발센타가 공동으로 주최하여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에서 열린 제14회 세계 물의 날 기념 심포지움의 주제가 시화호 생명활동으로 선정된 것도 앞으로 국가의 물환경 관리의 방향이 단순한 이수와 치수를 위한 수질 관리 뿐 만 아니라 수서 생물의 건강성과 수서 생태계의 안정성까지 고려하는 생명체 중심의 적극적인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왜냐하면 수권환경을 모니터링하는 관점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은 대상 환경에 서식하는 생물이 얼마나 오염물질에 노출되어 영향을 받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권 생태계의 오염에 대한 평가와 진단에 있어서 기존의 연구들은 조사 대상 수권 환경에서의 오염물질의 농도와 생물상의 수 그리고 형태의 변화 등을 측정하는 화학적이고 생물군집적인 접근 방법을 이용하여 그 대상 지역에 환경오염 정도를 파악하여 왔는데 이러한 방법은 위해성을 평가하는데 있어 오염의 초기단계에 모니터링을 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생물체에 대한 오염물질의 체내 농축으로 인해 면역학적으로 생성되는 단백질과 유전체 수준에서의 조사를 하여 환경 오염물질이 수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초기단계에 진단하기 위한 분자생체지표에 관한 연구는 장차 고감도 조기오염생체경보센서로서 실제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러면 여기서 한때 죽음의 호수라고까지 불렸던 시화호가 1997년 갑문으로 해수를 유통시키고 하수종말처리장 건설과 시화호 상류원 인공습지의 역할 등으로 최근 크게 수질이 개선되었다는 시화호를 대상으로 이제까지 각종 오염물질이 퇴적되어 쌓여 있는 저질토내 서식하고 있는 생물체에 대한 건강성을 평가한 연구가 현재 진행중에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시화호 바닥 퇴적물에 함유되어 있는 대표적인 오염물중 하나인 중금속에 대해 그 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갯지렁이는 중금속의 독성에 의해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을까에 대해 알아보고자 분자생체지표 기법을 사용하여 진단해 보기 위해 우선 갯지렁이 체내에 함유된 각종 중금속의 농도와 중금속의 독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분자 면역학적으로 금속과 반응하여 생성되는 단백질 (metallothionein)의 유도 정도를 측정하여 보았다. 그 결과 종별 그리고 개체의 생리상태에 따라 중금속 독성에 의한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2005년 가을 시화호 내 4개 조사 정점에서 채취된 두줄박이참갯지렁이 (Neanthes succines; 시화호 내에서 가장 우점하고 있는 종) 체내 metallothionein의 평균 함량이 425.8ppb를 나타내어 기존에 다른 지역에서 보고 되었던 metallothionein의 농도 보다 높은 값을 보여 시화호 퇴적물에 서식하고 있는 갯지렁이가 상대적으로 중금속에 의한 독성을 보다 크게 받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생물이 서식하는 환경에서 오염물질에 의해 얼마만큼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와 관련 하여 생성된 단백질과 같은 분자생체지표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해석할 수 있다면 이를 활용 한 조기오염경보지표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기대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와 같이 생물체 내의 분자생체지표 개발에 관한 기법을 개발하게 된다면 환경오염 정도를 평가하는데 있어 기존의 생물 종과 수를 파악하는 전통적인 방법과 비교해 훨씬 더 민감한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으며, 이를 유전체 및 생화학적 오염지표로서 활용하여 중금속과 같은 독성 물질에 의한 환경오염을 초기단계로부터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나아가 국내 연안오염퇴적물에 대한 생태독성평가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고감도의 분자생체지표로서 활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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