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E] 오직 목소리만으로 나를 표현하다
[HUE] 오직 목소리만으로 나를 표현하다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2.05.22
  • 호수 13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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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코리아 」출연
홍혁수<예체능대 실용음악학과 11> 군
정나현<예체능대 실용음악학과 12> 양

1만여 명의 경쟁자 제치고 본선 진출
홍혁수 군 아버지 권유로 음악 시작
“훌륭한 가수 되고파”
정나현 양 어릴적부터 가수 꿈꿔
“내 음악하는 뮤지션 될 것”

바야흐로 오디션 프로그램 전성시대다. 「슈퍼스타K」가 크게 이슈화 되자 최근에는 공중파, 케이블 채널할 것 없이 오디션 열풍이 불고 있다. 그 중 「보이스 코리아(이하 보코)」는 오로지 목소리로만 평가되는 블라인드 형식을 채택해 ‘오디션계의 끝판왕’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시청률 1%면 대박이라 불리는 케이블TV에서 매회 시청률 3~4%를 기록해 14주 연속 동시간대 케이블TV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속에 우리학교 홍혁수<예체능대 실용음악학과 11> 군과 정나현<예체능대 실용음악학과 12> 양이 있었다. 홍 군은 16강전, 정 양은 준결승까지 진출해 실력을 뽐냈다.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매주 무대를 준비하고 누군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보코」를 통해 음악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보코」 출연 후 주위 반응은 어떤가요.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기도 할 것 같아요.
정나현(이하 정): 친구들은 장난으로 “어, 연예인이다”, 이래요. 사람들은 보통 혁수오빠를 많이 알아보는 편이에요.

홍혁수(이하 홍): 혼자서 괜히 부끄러울 때도 있어요. 블라인드 오디션 때 나왔던 제 영상에 우리학교가 소개됐잖아요. 덕분에 우리학교가 홍보된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았죠. 그 영상을 블라인드 오디션 하기 전에 찍었거든요. “학과 사람들까지 동원했는데 선택되지 않으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에 부담감도 컸어요. 휴학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어요. 백지영 코치님이 의자를 돌리는 순간 모든 부담감이 사라졌죠.

「보코」는 1, 2차 오디션을 거쳐 1만여 명의 지원자 중 블라인드 오디션에 참가할 150명을 선발했다. 블라인드 오디션은 4명의 코치 강타, 길, 백지영, 신승훈이 의자를 뒤로 돌린 채 오직 노래만 듣고 자신의 팀원 12명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의자를 돌린 코치가 2명 이상일 때는 참가자가 코치를 선택하게 된다.

정: 제 부분은 편집됐지만 사실 제가 코치님들에게 제일 먼저 선택받은 참가자에요. 솔직히 전 떨어질 줄 알았어요. 첫째 날 세 번째로 오디션을 봤는데, 보통 첫째 날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평가하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기준점이 되고 끝나겠구나” 했는데 강타 코치님이 돌아주셨죠. 감사했어요.

노래가 끝날 때까지 의자가 돌아가지 않으면 자동 탈락인 거잖아요. 코치들이 돌기 전까지 무척 떨렸을 것 같아요.
홍: 백지영 코치님이 도는 순간 긴장이 풀렸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마음이 편해졌으니까요. 후반부는 즐기면서 불렀어요.

정: “아, 기준점이구나, 떨어지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모든 일에 담담한 성격이에요.
정 양에게 화면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수줍어하며 감사하다는 인사가 되돌아왔다. 당차게 매회 무대를 준비하던 참가자는 평범한 소녀였다.

매주 방송이 나간 후 자신과 관련된 뉴스가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서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보코」출연 전에는 평범한 학생이었잖아요.
정: 생각보다 별 느낌 없었어요. “떴네” 이러고 말았죠. 다만 “왜 이런 사진을 썼지”라며 아쉬워하긴 했어요. (웃음)

홍: 전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확인하고 말해줬어요. 일반인인데 뉴스에도 나오고…. 색다른 경험이었죠. 당연히 기분 좋았어요.

저는 살아가면서 만나고 스쳐 가는 인연들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그런 뜻에서 「보코」에서 만난 사람들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를 것 같아요.
정: 전 평생 음악을 할 거고 그분들도 평생 음악을 할 분들이잖아요. 언젠가 만날 사람들을 미리 만난 거죠. 그래서 「보코」에 나왔던 걸 후회하지 않아요. 대회 중간에 힘들어서 빨리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좋아서 버틸 수 있었어요. 저희 팀은 무대 때마다 나와서 서로 응원해줄 정도로 친했어요. 전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홍: 어린 나이에 좋은 경험한 거죠. 하지만 저는 나현이랑은 다르게 조금 더 경쟁심을 느꼈던 것 같아요.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정: 사실 가수라는 꿈을 갖기 전에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어요. 노래를 잘했던 건 아닌데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죠. 그래서 학교를 선택할 때도 다른 쪽을 생각해 볼 필요도 없었어요.

홍: 아버지께서 외동아들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걸 원하지 않으셨나봐요. 다른 친구들처럼 공부하던 학생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실용음악학원에 절 등록시키셨어요. 그러다가 유명한 실용음악학원이 있는 수원으로 이사왔죠.

막연히 가수를 꿈꾸던 소녀는 그 꿈을 구체화했다. 아버지에 의해 노래를 부르던 소년은 이제 그 노래를 온몸으로 즐긴다.

두 분은 각각 실용음악학과 1기, 2기로 학과 설립 초창기와 역사를 함께하고 있는 셈이에요. 원래 우리학교에 관심이 있었나요.
홍: 처음에는 다른 학교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학교에 실용음악학과가 신설되자마자 목표를 바꿨죠. 시설도 좋고 학교 외관도 예뻐서 정말 만족스러워요. 친구들을 초대해도 자부심을 느낄 정도에요.

정: 저도 마찬가지에요. 시험 보러 왔을 때 ‘내가 다녀야 하는 학교’라는 게 느껴졌어요. 비싼 원서비 때문이라도 꼭 합격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웃음) 「보코」에는 우리학교에 합격하기 전에 나갔던 거였어요. 처음으로 모든 출연진이 다 같이 모였을 때 컴퓨터로 합격 발표를 확인했죠. 정말 기뻐서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였어요. 그때 누군가가 와서 “축하해요. 후배님” 이러는 거에요. 그게 혁수오빠였어요.

그렇게 특별한 인연이 코치를 선택할 때도 이어졌네요. 두 분이 같이 강타 코치팀에 들어갔잖아요.
정: 네. 정말 신기했어요. 전 오빠도 강타 코치님 팀에 들어갔다고 했을 때 장난하는 줄 알았어요.

홍: 장난할 게 따로 있지.

강타 코치가 네 코치 중 유일한 ‘아이돌’ 출신인데, 두 분 다 아이돌이 꿈이라서 강타 코치를 선택한 건가요.
홍: 그런 건 아니에요. 제가 R&B, 흑인 음악을 좋아하는데 저한테 돌아주셨던 강타, 백지영, 신승훈 코치님 중 그 분야와 제일 가까운 코치님을 선택한 거였어요.  백지영, 신승훈 코치님은 ‘감성보컬’ 이미지가 강하시잖아요. 무대에 서는 순간 저도 모르게 강타 코치님에게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정: 아이돌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어요. 아이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좋은 노래를 위해선 좋은 목 상태가 필수잖아요. 평소 목 관리를 위해 따로 챙기는 것들이 있나요.
정: 전 습관 안 좋기로 유명한 애라서. (웃음) 물은 많이 마셔요.

홍: 술, 담배가 목에 정말 안 좋아요. 술을 마시지 않는 건 아니지만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피하려고 해요. 배즙처럼 목에 좋은 음식들도 챙겨 먹고요.

「보코」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 두 분이기에 앞으로의 꿈이 궁금해요.
홍: 훌륭한 가수가 되고 싶어요. 나중에는 교수도 하고 싶고요. 우선 제 이름 걸고 저만의 앨범을 제작하는 게 첫 번째 목표에요.

정: 어렸을 땐 “나는 비욘세가 되겠어”라며 헛된 욕심을 품곤 했어요. 지금은 ‘내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먼저 연습부터 열심히 해야겠죠.

이들은 이제 막 꽃봉오리가 영근 상태다. 「보코」에 출연해 잠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아름다운 꽃을 만개시키기 위해 다시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가 배움의 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새롭게 시작된 이들의 출발을 응원해본다.                         

사진 조윤재 기자 yunjea@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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