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복과 논쟁으로 얼룩진 전학대회
번복과 논쟁으로 얼룩진 전학대회
  • 이우연 기자
  • 승인 2012.05.15
  • 호수 13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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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부재의 원칙’ 및 각종 예산안이 주요 쟁점

지난 1일 2012학년도 1학기 서울캠퍼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제2공학관 301호에서 열렸다. 회의는 △성원 점검 △개회 선언 △서기단장 선출 △인준 안건 △보고 안건 △논의 안건 △결의 안건 △기타 안건 △서기록 낭독 및 채택 △폐회 선언의 순으로 진행됐다. 총 성원 333명 중 과반수가 넘는 200명의 참석으로 회의가 성사됐다.

▲ 지난 1일 제2공학관에서 열린 서울캠퍼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 참석한 학생들이 비표를 들어 상정된 안건에 찬성의사를 밝히고 있다.

두 번의 번복을 거친 총학 집행부 인준
이번 전학대회에서 논쟁이 벌어진 주요 안건은 ‘인준 안건’ 중 총학생회(이하 총학) 집행부 인준 문제였다. 총학 집행부 인준이 212명 중 3분의 2이상의 찬성인 158명으로 통과됐고 뒤이은 총여학생회(이하 총여) 집행부 인준은 212명 중 152명으로 통과가 됐다.

총학 집행부 인준에 대한 첫 번째 번복은 그 다음 중앙특별위원회(이하 중특위) 위원장 인준이 진행되는 도중 컴퓨터공학과 4학년 대표 박찬현<공대 컴퓨터공학과 09> 군이 제기한 의혹에서 비롯됐다. 박 군은 “총학 집행부 인준 당시 세 개의 분단 중 가운데 분단의 성원이 68명이고 내가 앉은 줄과 내 뒷줄만 해도 비표를 들지 않은 성원이 6명인데 인준할 때는 64명이 비표를 들었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박 군 및 몇몇 학생들이 잇달아 제기한 비슷한 의혹 때문에 총학생회장은 중특위 위원장 인준 절차를 마친 후 다시 2차로 총학 집행부 인준 절차를 밟았다. 1차 의결과는 달리 2차 총학 집행부 인준은 215명 중 3분의 2에 못 미치는 133명이 비표를 들어 통과되지 못했다. 따라서 총학 집행부 인준안건은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로 위임이 되기로 했다.

두 번째 번복이 행해진 것은 △논의 안건 중 2012년 1학기 총학 사업 계획 및 예산 심의를 진행하던 도중이었다. 한 학생으로부터 “인준이 안 된 총학 집행부가 총학 사업 계획을 보고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총학 집행부 인준안건이 1차 의결에 따라 통과된 것으로 봐야하느냐, 혹은 2차 의결에 따라 통과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하느냐에 대한 논박이 이어졌다.

1차 의결에 따라 통과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학생들의 입장은 2차 의결 자체가 의사진행세칙 중 ‘일사부재의 원칙’을 어긴 의결이란 입장이었다. 이 원칙에 따르면 회의에서 우선 부결된 의안은 그 회기 중에 다시 상정될 수 없었으며, 필요한 경우 재적 과반수 찬성을 필요로 하는 ‘표결재심의 동의’를 사용해 재의결했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총학생회장은 실수를 인정하고 결정을 번복해 1차 의결대로 총학 집행부 인준이 통과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전학대회 그 후
전학대회는 도중에 성원들이 회의장을 나가는 바람에 △논의안건 중 2012년 1학기 중특위 사업 계획 및 예산 심의를 끝으로 중단됐다.

전학대회는 끝났지만 이날 있었던 총학 집행부 1차 인준에 대해 몇몇 학생의 의의 제기와 총학 측의 답변이 오가고 있다.

박찬현 군은 학교 커뮤니티 ‘위한’과 한대신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내 주변에서만 8명이 비표를 들지 않았는데 내가 앉은 가운데 분단에서 4명만이 찬성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된 것, 그리고 1차 의결 때 가운데 분단 68명 중 찬성한 사람이 64명인데 2차 의결 때는 34명으로 대폭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아 총학 측의 조작이 의심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총학 측은 이런 의혹에 대해 “가운데 분단의 성원이 분단 양 옆의 통로에 앉은 사람까지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 68명이 아니라 76명이었고 1차 의결과 2차 의결 찬성수가 차이 나는 것은 그 사이에 퇴장한 학생들 때문에 전체 성원 수부터가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이처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문제 제기와 재집계 요구에 따라 일사부재의의 원칙을 어기고 다시 성원 점검을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의혹을 미연에 방지하고 대규모 회의의 집계 방식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집계 범위 사전공지 △집계 참관인 선정 △집계 시 오차범위에 대한 규정 마련 △온라인 생중계 등의 방안을 이후 중운위에서 마련했다. 그러나 박 군은 학교 커뮤니티 ‘위한’에서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전학대회에 통과되지 않은 △총여 예산 심의 안건 △‘더 좋은 한양을 위한 20대 요구안’ 발의 안건과 △결의 안건인 한양인 희망 선언은 이후 중운위에서 통과됐다.

역시 통과되지 않은 △2012년 1학기 총여 예산 심의 안건에 대해서는 작년 총여 예산안을 반영한 준예산안에 따라 2012년 1학기의 총여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허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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