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의 불화를 이겨내는 신문
시대와의 불화를 이겨내는 신문
  • 김정기 한대신문 동인회장
  • 승인 2012.05.14
  • 호수 13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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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신문의 창간 53주년을 축하한다. 하지만 심경은 복잡하다. 한편으론 반세기를 넘는 발간 역사에 대한 감동 때문이요, 다른 한편으론 신문이란 매체에 비우호적인 시대의 정보환경 때문이다.

감동은 한대신문을 1975년에서 1978년 봄까지 만들었던 동인이란 개인사에도 기인한다. 그 때의 한대신문은 난중일기나 백범일지를 지향했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갔듯이 ‘학점도 버리고 연인도 버리고’ 우리는 신문사로 갔다.  그런 정성이 있었기에 한대신문사에는 젊음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는 함께 ‘고궁의 음탕에는 분노하지 못하고, 5원짜리 국밥에 고기가 적다고 불평하는’ 것을 부끄러워한 시인 김수영을 얘기했다. 지금의 아이돌 그룹보다 더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대학신문 전성시대였다. 

세월은 흘러 한대신문은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신세가 됐다. 한대신문, 한대방송국, 한양저널 3개가 교내 정보생산과 유통을 도맡던 시대는 갔다. 소셜미디어, 교내영상매체,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보물이 흘러넘치는 시대가 됐다. 대학신문만의 상황이 아니다. 비관론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한대신문에게 과감한 혁신을 주문한다. 한양이란 공동체감 형성의 핵심이 되길 요청한다. 한양의 모든 것이 개방, 공유, 참여를 통해 소통되는 광장이길 바란다. 교직원들과 교수, 그리고 학생들이 지면의 필자로 제일 많이 등장해 토론함으로써 가장 한양적이면서 가장 세계적인 대학신문으로 인정받길 바란다.

셰익스피어는 잊혀진 여자가 세상에서 제일 슬픈 여자라고 했다. 한대신문이 잊혀지지도 버림받지도 않기를 원한다. 학생 기자, 학교 당국, 한양의 구성원들이 함께 분발하여 시대와의 불화를 청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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