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보장의 사각지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인권보장의 사각지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 이희원 수습기자
  • 승인 2012.04.29
  • 호수 13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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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게 살고싶은 그들의 절규
“이상했던 것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보위원들이 눈 하나 깜짝 않고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리는 것이었고, 동료 정치범이 불에 타죽었는데도 말 한마디 못하는 정치범들의 모습이었다.”(도서  「완전통제구역」)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고통받던 북한이 외부에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면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실태가 밝혀졌다. 그 중에서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정치범수용소다.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은 정치사상범의 개념을 ‘반혁명분자’, ‘불건전한 사상을 가진 자’, ‘적대분자’ 등으로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지도부의 뜻과 다른 사람들을 숙청하려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이런 죄목을 붙여 제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정적을 숙청하는 과정에서 처형을 면한 종파사건 연루자 및 그 가족들을 산간벽지에 집단수용시킨다. 특별 관리라는 명목으로 반 당ㆍ반 이념 분자들에 대한 보복과 세력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우선 정치사상범이 수용소에 들어가면 공민증을 압류당하고 선거권 및 피선거권 등의 기본권이 박탈당한다. 또한 북한은 그들에게 정상적인 배급이나 의료혜택을 중지하고 결혼 및 출산까지 금지한다. 외부와의 접촉은 물론 단체행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수용소 내에는 일체 상호방문 또한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용자들은 작업과 학습시간 외에는 2명 이상 짝지어 다니지 못하게 통제당한다.

도서「완전통제구역」의 저자인 탈북자 안명철 씨는 정치범수용소에 대해 “수용자들은 자기가 지은 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죽을 때까지 평생 강제노동을 강요당한다”며 “겨우 목숨만 부지할 정도의 최소한의 식량을 제공받으면서 파리 목숨보다 못한 개, 돼지 생활을 해야 하는 곳”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의 이런 심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가 모여 6개월 전 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라는 국제적인 인권단체가 결성됐다. 남근우<국가전략연구소> 연구교수는 “인권문제가 민감한 사안이라서 잘못하면 남북관계가 틀어질 위험이 있다”며 “우리 정부는 국제인권위원회에 문제제기를 하는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우리식 인권’을 보장하겠다는 말로 거절하고 있다. 북한 당국의 입장은 “광폭정치로 인민을 폭 넓게 포용하고 있으니 서구식 잣대로 자국의 정치에 대해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현재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의 수용인원은 약 2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정치범수용소의 전체 규모와 정치범의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참고: 도서「완전통제구역」, 논문「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운영체계와 인권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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