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한 대학생 되기를
기본에 충실한 대학생 되기를
  • 한대신문
  • 승인 2006.03.12
  • 호수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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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학기에 있었던 일이다.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이 ‘21세기 세계와 한국’의 일일강사로 초빙돼 안산배움터를 찾았다.

이 수업을 들었던 필자는 강연이 끝난 후 질문을 하려고 손을 들었다. 대략 서너명 정도의 질문이 끝나고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내가 원하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지만 동시에 학우들의 야유를 받아야만 했다. 심지어 같이 수강하던 친구들에게도 ‘하지마’라는 소리를 들었다. 수업을 빨리 끝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강단에는 각 분야의 CEO들과 저명인사들이 초대 되는데 4백여명이 내는 야유소리는 듣기 거북할 정도였다.

결국 담당 교수님은 다음 강의 시작 전에 질문 시간을 제한할 것이니 야유를 하지 말라는 당부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필자는 이후 강의에서 질문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2시간짜리 강의였던 21세기 세계와 한국은 언제나 1시간 30분간의 강연과 질문으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가 몇몇 강의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비싼 등록금을 내고 좁은 수강신청의 관문을 넘어 듣게 된 강의들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그것이 일부 학생들의 빨리 끝내달라는 원성 때문에 시간이 단축된다면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학생으로서 학우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져야 한다. 수업 말미에 질문을 해서 조금 늦게 끝난다고 야유를 하거나 친구들과 떠들어 공부를 방해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또 사람들이 많은 공공장소에서 친구들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하거나 도서관에서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행위들도 그렇다. 이미 지겹도록 반복하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또 다시 언급해야 한다는 사실이 아쉽다.

개강한지, 그리고 새내기들이 대학생활을 시작한지 정확히 2주가 지났다. 재학생들은 재학생대로, 신입생들은 신입생대로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3월마다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지도 모른다. 흔히 하는 말로 신입생들은 재학생들의 어떤 모습을 보고 배우겠으며 신입생들의 들뜬 분위기 때문에 저해된 수업분위기에 피해 입는 재학생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대학문화라는 것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전승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구성원과 새내기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현상이 문화가 되는 것이다. 올바른 술문화, 동아리문화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대학생으로서 캠퍼스 내에서 지켜야할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지 않는다면 주객전도가 아닐 수 없다.

많은 학과의 개강총회가 지난주에 열렸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 만큼 캠퍼스 내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학우들 스스로가 서로에 대한 예절을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술자리에서는 화끈하게 놀고 공부하는 공간에서만큼은 학업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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