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적 폭력과 인공위성
반동적 폭력과 인공위성
  • 한대신문
  • 승인 2012.04.02
  • 호수 13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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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에 대해 논란이 많다. 미사일 로켓이냐 인공위성이냐에 대한 서로의 해석이 다르다. 즉, 핵을 탑재한다면 현재의 로켓체제로 미국까지도 날아갈 수 있는 위협적인 도발이라는 시각과 우주를 탐사하고 지구궤도를 돌기 위한 인공위성으로 다른 나라들의 우주 사업과 같다는 시각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을 비롯하여 미국과 일본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중국은 중립적 태도로 양비론을 제시하며 한 발 물러서고 있다.

에리히 프롬은 폭력의 여러 가지 형태 중에 두 번째로 반동적 폭력을 제시한다. 이것은 생명, 자유, 재산, 존엄성 등을 지키기 위한 폭력이다. 이 폭력의 원인은 공포에 근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포는 현실적일 수도 있고 상상적일 수도 있다. 반동적 폭력의 특성이 파괴에 있기 보다는 보존에 있다고 하더라도, 정신적 차원에서 보면 어떠한 폭력도 도덕적으로는 올바르지 못하다. 하지만 지키려는 폭력은 파괴하려는 폭력과는 성질이 다르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는 있다.

북한은 그동안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경제봉쇄로 인해 산업성장이 정체되고, 식량의 부족에 처해있으며, 권력의 이동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에 놓여있다. 탈북자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북한의 실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때 우주 발사체를 만드는 것은 한편으로 대단한 일일 수도 있지만 현재의 북한 경제에 비해서 과도한 투자임에는 분명하다. 또 북한의 경우 늘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 국가들이 물리적으로 공격할지 모른다는 공포는 반동적 폭력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의 광명성 3호에 대한 논란을 무모한 도발행동이라는 관점에서만 이해하려면 한계를 가질 것이다. 북한의 형편에서는 궁지에 몰려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일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을 상대할 때 현재와 같이 몰아붙이는 방식 위주로는 상대를 더욱더 반동적 폭력으로 반응하게 만들 수 있다.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은 상대를 인정하고 설득함으로써 진정한 동질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기본적 식량과 물자를 지원해주고 이산가족 교류를 활성화하고 금강산을 비롯하여 남북관광을 다시 재개하여 서로 접촉하는 기회를 높이는 방식이 필요하다. 개개인 뿐 만 아니라 집단 간에도 신뢰와 믿음이 결국 폭력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지속적 노력만이 미사일에서 미래지향적인 인공위성으로 바뀌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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