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3색, 변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3당 3색, 변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 김명지 기자
  • 승인 2012.03.31
  • 호수 13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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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명숙, 유시민에게 듣는 새누리, 민주통합, 통합진보의 대한민국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총선 공동기획 3당 대표에게 묻다 1부: 그들의 대한민국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는 오는 4.11 총선을 맞아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총선 이후 당명을 새로이 단장하고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들 3당. ‘3당 대표에게 묻다’ 1부에서는 박근혜<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장), 한명숙<민주통합당> 대표, 유시민<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통해 3당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들어보도록 한다.

<질문합니다.>

1 현재의 정국을 보면 정치철학보다는 정책싸움이 되어가는 것 같다. 개별 정책에 앞서, 각 당의 지향점을 알고 싶다. 다른 당과 차별화되는 정치적 지향점은 무엇인가.

2 주요 정당에서 청년비례대표를 공천했다는 점이 이번 총선의 핫이슈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치 쇼’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청년비례대표를 공천한 이유와 의미, 청년비례대표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말해 달라.

3 지난 2009년 정부는 ‘청년고용추가대책’ 등을 발표해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골자는 ‘청년인턴제’였다. 그러나 청년인턴제는 △단순한 잔업처리용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 △정규직으로의 연결될만한 ‘고리’가 없다는 점 등이 문제가 됐다. 청년 구직자들을 위해 이들의 능력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고 이것이 정규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청년 고용 대책에 대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4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교육개혁이 추진돼 교육정책이 지속성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번에 실시된 국가장학금 제도 역시 마찬가지의 우려를 받고 있다. 정권에 관계없이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펼칠 수 있는 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하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5 이번 정부는 ‘소통’과 관련해 임기 내내 많은 문제를 지적받았다.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소통 사업’이 있는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특히 20대 대학생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알고 싶다.


답변합니다: 박근혜<새누리당> 비대위장


1
새누리당의 정치철학은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이다. 국가가 아무리 발전해도 국민이 행복하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겠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한 시대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새누리당은 ‘복지 증대’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실현’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다른 당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성장과 복지의 균형, 그리고 국가재정의 균형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 국가와 국민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2 나는 우리 국회에 성과 세대, 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분들이 지금보다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새누리당의 공천과정에서 젊은이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에 감동받은 적이 여러 차례다. 나는 우리가 새로운 정치를 말하면서, 그런 유망한 젊은이들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새누리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여러 젊은이들을 공천했다. 이 젊은 후보들이 꼭 당선됐으면 한다. 그래서 젊은이들도 당당히 정치에 나설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가지게 됐으면 한다. 국회의원으로서 ‘청춘의 아픔’을 함께 헤아려 주고 용기를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젊은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싶다.

3 애플이나 구글, 페이스북 등의 기업들도 모두 청년창업에 의해 생겨난 기업들이다. 청년들이 각자의 꿈과 도전정신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좋은 일자리는 더 많이 늘어날 것이다.

새누리당은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두 개의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우선 경제의 파이를 키워서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창업경제 활성화에 집중할 것이다. 앤젤투자 시장과 M&A시장을 활성화하고, 실패 시 재기할 수 있도록 연대보증을 폐지할 것이며 청년용 신용회복제도도 마련할 것이다.

또 다른 방향으로는 취업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있다. 청년들의 지나친 스펙 쌓기도 문제지만, 학벌이나 스펙에 대한 선입견으로 일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은 더 문제다. 학벌이나 스펙에 관계없이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현실로 바꿀 수 있도록 새로운 취업시스템인 ‘스펙초월 채용제도’를 도입할 것이다. 스펙초월 청년취업센터를 설립해 열정이나 잠재능력을 평가해 청년들을 선발한 후 실습위주의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멘토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청년인재은행에 등록된 이들은 기업에 채용된다. 또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과 그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제대로 연결되도록 일자리 정보망의 연계 확대를 추진할 것이다.

4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정권에 관계 없이 일관된 교육정책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우선은 주요 교육이슈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한 후 교육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수립된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은 물론이다. 이에 관해 법률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주장이나 교육과정을 다루는 국가교육과정위원회를 두자는 생각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는 중이다. 새누리당은 이렇게 제시된 여러 가지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 어떤 형태이든 정권에 관계없이 일관된 교육정책이 수립되고 추진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

5 새누리당은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릴레이 정치인 특강인 ‘캠퍼스Q’가 있다. 그 동안 우리 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대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정치인들이 다양한 주제로 특강을 펼쳐왔다. 대학생들이 직접 정책을 만들며 정치를 체험할 수 있는 ‘대학생 정책연구원’도 있고, 당내 2030자원봉사단 ‘희망보따리’를 꾸려 각종 봉사활동, 재해복구, 농활 등에 앞장서고 있다.

당 소속 여의도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청년미래포럼’은 청년정책캠프, 정책아이디어공모전, 정책전문가과정에서 전국 청년들과 소통하면서 청년을 위한 정책개발을 하고 있다. 현재 약 8천여 명의 대학생들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도 더 많이 알려져 참여가 확대됐으면 한다.

사진 제공: 새누리당

답변합니다: 한명숙<민주통합당> 대표



1 “1% 특권층을 위한 정치냐, 99% 국민을 위한 정치냐”가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의 결정적인 정치철학의 차이다. 새누리당은 1% 특권층을 위해 96조 원에 달하는 부자감세 특혜를 마련했다. 반면 우리 아이들의 무상급식은 끝까지 반대했다. 민주통합당은 99% 국민의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다.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 한반도 평화가 우리의 정치적 지향점이다.

지난 4년은 우리 국민들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1% 특권층만을 위한 정치는 민생대란으로, 경제침체로 귀결됐다. “더 이상 그 길로 가서는 안 된다”고 시대가 가르쳐준 것이다. 1%만의 세상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잘 사는 세상, 4대강에 수십조 원을 쏟아 붓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사람들과 미래세대에 투자하는 정치가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이라고 믿는다.

2 물론 어렵고 부족했다. 그러나 사상 최초의 청년비례대표 후보 선출이란 도전 자체가 아름다운 것 아니었겠나. 청년들의 고통은 청년이 가장 잘 안다. 청년들이 직접 나서서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민주통합당이 ‘청년정치시대’를 열고자 했던 이유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4명의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를 청년들이 직접 뽑도록 했다. 청년들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을 통해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투표를 독려했다. 또 청년비례대표 중 1위 후보가 청년최고위원이 되도록 했다. 민주통합당의 정책에 실질적으로 청년세대의 고통과 꿈을 담을 수 있게 노력한 것이다.

민주통합당의 청년비례대표 선출의 모토는 ‘Rock Party’다. 청년들이 직접 나서 정당을 흔들고, 정치를 흔들고, 대한민국을 흔들어 달라는 말이었다. 민주통합당의 청년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은 당을 바꾸고 국회를 바꾸고 정치를 바꿀 새로운 에너지가 될 것이다.

3 정부의 공공기관 청년인턴제는 청년들에게 절망과 좌절만을 심어줬다. 작년에 인턴 활동 후 정규직으로 채용된 인원이 3.9%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준다. 2011년 공식 ‘청년 실질실업률’은 22%에 달한다고 한다. 임시변통의 대책이 아니라 청년 일자리를 위한 담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때문에 민주통합당은 공공기관을 포함해 300인 이상의 대기업에 대해 ‘청년고용의무할당제’를 도입하려고 하는 것이다. 또 최저임금을 상향조정하고 청년실업자에게 실업부조 개념의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할 것이다. 군복무기간동안에도 매달 30만 원 가량을 적립해 제대 시 ‘사회복귀지원금’을 지급해 군대생활이 ‘청춘의 단절 시기’가 되지 않도록 만들 것이다.

4 교육개혁을 일관적으로 추진할 독립적 기구, 정치적으로 독립된 컨트롤 타워가 없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새누리당 정권은 이념의 잣대를 강요해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정당한 절차도 없이 수정했다. 이래서는 안 된다. 민주통합당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신설할 것이다. 이 위원회는 정권으로부터 철저히 독립해 일관성 있는 교육개혁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기구가 될 것이다. 또 이 위원회에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교원, 학부모, 학생, 대학, 시민사회 등이 참여할 것이다. 위원 구성과정부터 정치적 외압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다.

5 민주통합당의 창당 취지가 ‘시민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정당, 젊고 매력적인 정당,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정당’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첫째, 청년최고위원과 청년비례대표를 청년들이 직접 선출하도록 했다. 또 청년들과 대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직접 청년위윈회와 대학생위원회의 위원장을 선출했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20대와 대학생들과 함께하기 위한 온라인 당원인 ‘정책당원제도’를 도입했다. 대학생들이 직접 자신들의 꿈을 입법과제로 만들어 제안하는 ‘대학생 정책자문단’을 11차까지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사진 제공: 민주통합당

답변합니다: 유시민<통합진보당> 공동대표



1 정의를 실현하려는 정치세력이다. 정의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우리 삶의 여러 영역에서 필수적이다. 가령 “비정규직문제가 무엇이 문제냐, 왜 해결하려하냐”라고 했을 때 “정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농민들이 열심히 농사를 지었는데 생산비를 보장받지 못한다면 정의롭지 못한 것 아니겠나. 정의에 맞지 않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 일리 있는 지적이다. 어른들에 의해 간택됐다고 볼 수도 있다. ‘어쩐지 찝찝한’, ‘어른들이 개입된’, 통합진보당 역시 그런 느낌이 있다. 다른 당과 마찬가지로 통합진보당도 그리 성공적이진 못했다는 것이다. 당이 청년을 뽑는 것이 아니라 당이 청년에게 자리를 내줬어야 했다. 그런데 하다 보니 당이 결정해서 당에 맞는 사람들에게 내주는 형태가 됐고, 최종 후보도 결국 ‘오랜 당원’이 하게 된 느낌이었다. 마치 당내 청년당원 행사처럼. 우리 당에도, 민주통합당에도 그야말로 ‘흥행 실패’였다. 이런 게 정당의 ‘꿀꿀함’인가 싶다. 대중적인 영향력도 아쉬울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이래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싶지는 않다. 청년비례대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밀어주고 싶다. 난 단지 그에게 창의적이고 새로운 도전을 ‘기대’할 뿐인 것이다.

3 구조적 믹스매치의 문제다. 동남아 신부를 대상으로 한 혼인시장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결혼적령기 남자 중에 일정 숫자는 배우자로 선택하려는 여자가 없다는 얘기다. 일자리 문제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특정 일자리엔 누구도 가지 않으려 한다. 만국 공통현상이다. 지금은 사회적인 일자리 총량과 구직자의 수요에 차이가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의 해법은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그런 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보건, 복지, 교육 등의 부문에 국가가 투자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런 자리들이 OECD 국가들 중 비슷한 소득수준의 국가들의 평균에 비해 100만개쯤 부족하다. 단순히 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에서의 파괴적 경쟁을 완화하고 청년들에게 기회를 전하며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여 내수를 창출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정책으로서의 의미다.

4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교육정책은 특히 신중해야 하는 것이 그 이유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경선후보 시절에도 그에게 “교육은 아무것도 공약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돼서 시행을 하되 임기 중에 성급히 성취하려 하지 않고 후임 대통령이 이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그렇지만 우리도 ‘국립대네트워크’, 특목고·자사고 폐지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나하나 충분히 토론하고 함께해야 하는 점이 중요하다. 좋은 정책의 시행시기를 적절히 늦춰 사람들이 충분히, 여러 해에 걸쳐 준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5 ‘히말라야의 토끼’를 아는가. 히말라야의 산등성이에 사는 토끼가 계곡의 호랑이를 우습게 여긴다는 것이다. 도덕적인 우월감 때문에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이 ‘진보세력’이 가진 위험 아니겠나. 오랜 시간동안 사회를 위해 고생하고 박해받았던 점은 귀하게 여겨야 하지만 그것이 우월감으로 번지면 곤란하다. “우리만 옳다”는 생각은 결코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경선에서도 그런 잘못된 생각으로 인한 ‘잘못된 방법’이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좋은 목적은 좋은 방법, 좋은 수단으로만 실현해야 한다.

소통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밖으로 드러나든 드러나지 않든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과 의사결정이 있는 그대로 국민들에게 보였을 때도 사랑받을 수 있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뒷산에 올라가서 아침이슬이니, 반성이니 하다가 유모차 엄마들에게는 소환장을 보내고. 이거 문제 아닌가. 소통의 핵심은 정직이라고 본다.

사진 제공: 중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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