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입시제도 카운트다운
2008 입시제도 카운트다운
  • 성명수 수습기자
  • 승인 2006.03.12
  • 호수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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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자율성 달라’, 정부 ‘본고사 안돼’

일러스트 김금선
선택형 수능 시험으로 대표되는 제7차교육과정 세대가 오는 2007년을 끝으로 사라지고 ‘내신등급제’논란이 끊이지 않는 제8차 교육과정이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일선 고등학교는 물론 신입생들을 받는 대학에서도 꾸준한 준비가 필요하다.

2008학년도 입시부터는 수능이 백분율과 점수, 등급 등을 표기하는 점수제에서 등급제로 바뀌고 비중도 크게 줄어드는 반면 내신 반영 비율이 강화된다. 교육부는 단 한 번의 수능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생각에서 이 같은 안을 만들었지만, 대학에서는 이미 내신 부풀리기가 만연한 상황에서 어떻게 내신을 믿을 수 있겠느냐는 입장이다. 또 일부 대학이 고교등급제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한 상황에서 수험생들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학에서는 자체적으로 학생들을 평가할 수 있는 논술이나 면접 등을 확대 실시해 변별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2006학년도 대입에서 몇몇 사립대학들이 논술, 면접 등에서 본고사를 실시했다며 경고조치를 내린바 있다. 교육부는 특정 교과의 암기 지식을 묻는 문제, 수학·과학과 관련해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외국어로 된 제시문의 번역 또는 해석이 필요한 문제, 단답형 혹은 선다형 문제 등을 본고사로 규정하고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과는 별도로 각 대학들은 저마다 우수한 신입생들을 확보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학교와 고려대, 서강대, 중앙대 등도 지난 입시에서 본고사를 시행했다는 이유로 교육부의 경고조치를 받았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연세대 등이 고교등급제 실시를 이유로 재정삭감 등의 제재를 받은 바 있기 때문에 더욱 몸을 낮추고 있다.

정답을 통해 성적을 수치화하는 시험은 교육부가 담당하고 대학은 학생의 창의력이나 논리력 등을 검증하는 전형을 실시하라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그러나 대학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수만 명에 이르는 지원자들에 대한 평가가 사실상 어렵고 평가기준조차 애매해질 수 있기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과정은 수능 결과를 점수가 아니라 총 9개 등급으로 표기한다. 이를 통해 쏟아져 나올 수능 1등급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을 어떻게 갖출 것인가가 대학들의 고민이다. 총 2만4천여명의 학생들이 수능 1등급 대상자들인데 이들의 실력을 평가하기 위해 내신등급에 의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논술과 면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지만 교육부의 본고사 금지방침을 피해갈 수 있는 문제들을 출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교육계의 갈등은 궁극적으로 교육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피교육자인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와 대학들은 현실적이고 학생들을 위한 묘책 마련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7, 8차 교육과정 비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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