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심장 도서관, 한양의 미래를 꿈꾼다
대학의 심장 도서관, 한양의 미래를 꿈꾼다
  • 정해익<정보통신처> 부처장
  • 승인 2012.02.27
  • 호수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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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 다니던 시절의 백남학술정보관은 지금의 의대 교수연구동이 있는 다소 외진 곳에 붓글씨로 쓴 ‘中央圖書館’이란 나무간판이 입구기둥에 붙어있던 것이 기억난다. 5월이 되면 진사로를 거쳐 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아카시아 내음이 진동하고 축제 때 파트너와 그 길을 걷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에는 폐가식으로 도서목록카드를 보고 책을 신청했다. 3층에 정기간행물실에 친구들과 자주 들러서 이책 저책 뒤척이며 쥐방울 들락거리듯 쑥떡거리다 도서관 선생님께 혼나던 시절이 오히려 그립다. 그때 봤던 도서관 사서는 30년 가까이 되었는데 지금도 근무 중이다. 새삼 세월이 참 많이도 지났음을 느껴본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도서관 안팎의 풍경이 달라졌다. 우선 지금은 우리대학의 가장 중심부에 바위를 헤치고 산을 깎아 행당산 중심에 흰 대리석으로 우뚝 솟은 건물만 봐도 그 위용을 자랑할 만하다. 그 이름도 ‘백남학술정보관’. 이제 우리 도서관은 활자화된 책뿐만 아니라 디지털, 유비쿼터스의 시대를 맞고 있으며 점차 그 기능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대학 도서관은 그 대학의 위상을 보여주고 대학을 상징하는 대학의 Think Tank이며 명실 공히 대학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대학의 질은 그 대학 도서관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간혹 외국의 대학이나 우리나라 서울대 규장각등에서 중요한 자료가 발견되기도 하는 것을 지면을 통해 볼 때마다 우리 한양대학 도서관에는 저런 귀중한 문헌이나 자료가 없다는 것에 안타까울 때가 있다. 이쯤에서 우리 도서관에 바라는 것을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적은 돈으로 큰 살림을 꾸려나가려니 남모르는 어려움도 적지 않을 것이고 또 그 동안 애쓴 보람이 있어 많은 개선과 발전이 이뤄져 국내 대학 중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우리대학 도서관이 성장해 온 것도 사실이다.

도서관은 대학교육의 핵심이며 대학발전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기구다. 최고의 지성을 자랑하는 최고 학부인 대학에서 심장부라 일컬을 수 있는 것이 대학 도서관임을 상기할 때 도서관의 재론이나 그 역할을 들어 중요성을 거론하는 것은 오히려 무의미 하다 할 것이다. 교수와 강의실이 일차적인「修 學의 場」이라면 보다 많은 시간을 도서관에서의 자습에 두는 것이 오늘 대학생의 모습일 것이다. 현대의 도서관은 서적을 보관하고 장소를 제공하고 대출만하는 공간이 아니라 수없이 많고 다양한 자료를 정확하고 빠르게 제공하고 어려운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해결 받는 연구의 공간, 교육의 공간, 문화의 공간, 소통의 공간이 돼야 하지 않을까?

이런 의미에서 우리 도서관이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앉아있는 도서관이 아니라 찾아가는 도서관이 됐으면 한다.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는 곳이며, 또 그러한 일에 충실할 인재를 길러내는 곳이다. 도서관 또한 그 역할의 중심에 있다고 할 것이다. 대학을 구성하는 요소는 면학에 정진하는 학생과 강의를 통해 가르치는 교수 그리고 행정을 꾸려가는 직원들이다. 결국 대학도서관은 대학구성원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고 본다. 많은 대학 도서관들은 장서수를 자랑한다. 그러나 장서수가 장서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러한 외형상의 기준에 치중하는 것보다 우리대학 도서관은 도서관의 질적 가치에 투자하고 최선의 문화 환경을 제공하고 정보와 자료를 찾는 공간, 소통과 휴식, 문화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 먼 훗날 저린 발걸음으로 이끼낀 행당 동산을 다시 찾을 때 국내 최고의 도서관 아니 세계적인 도서관으로 우뚝 솟은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 상상만 해도 즐겁다. 한양人들이여!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벅찬 마음으로 임진년 새해를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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