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어렵다면 제 강의를 들어보세요”
“시가 어렵다면 제 강의를 들어보세요”
  • 이나영 기자
  • 승인 2012.02.27
  • 호수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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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언어영역 과목에서나 만났던 ‘시’는 대학교에 와선 잊혀지기 일쑤였다. 이런 학생들이 시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정재찬<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이번 학기부터 ‘문화혼융의 시’ 강의를 개설했다.

커피를 든 채 출근하는 정 교수의 모습은 여유가 넘쳤다. 딱딱한 검은 정장이 아닌 산뜻한 느낌의 정장을 입은 젊은 감각의 소유자였다. 정 교수를 따라 연구실로 들어서니 보이는 책들이 문학을 전공한 교수란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

‘문화혼융의 시’는 어떤 학생들을 목표로 삼았냐는 질문에 정 교수는 “시는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사람, 시를 즐기고 싶지만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 등 모두”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학생들이 시에 쉽게 접근하도록 여러 가지 상호텍스트를 연관시켜 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유를 들 때 유행어를 사용하기도 해 근엄할 것 같은 교수의 보통 이미지와는 다소 달랐다.

시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정 교수는 “일상적이거나 무던히 넘어갔던 감정들을 건드려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시를 읽어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란 독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만드는 것”이라며 시가 어려운 존재가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강의가 아니기에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마음만 있으면 충분히 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정 교수의 입가에는 연신 자신감이 묻어났다.

정 교수는 인터넷이 있기에 이번 강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와 관련된 영화를 찾다가 영화에 얽힌 이야기를 보고 또 다른 시와 연관시키는 등 풍부한 정보에 놀랐다며 학생들도 이와 같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학생들에게 어떤 평을 듣는 강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정 교수는 “내 강의의 질은 스스로가 자부할 수 있다”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하지만 자신감에 찬 정 교수도 새로운 강의에 대한 부담이 없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수업에 자신은 있지만 처음 시행하는 강의여서 학생들의 관심이 부족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학생들과 ‘시’로 만나 소통할 생각에 이번 학기가 많이 기대되는 듯 보였다.

사진 류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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