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새내기’를 만나다
‘가장 보통의 새내기’를 만나다
  • 이우연 기자
  • 승인 2012.02.24
  • 호수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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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가 새내기 대표로 인터뷰해도 되는 거에요?”

인터뷰 내내 잊을만하면 또 이렇게 물어온다. 예비 신입생 정민준<사회대 사회과학부 12> 군은 그만큼 자신을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신입생이다. 특출나지 않아 더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다독이는 말에 그는 다시 차분히 말을 이어나간다.

그는 여느 신입생처럼 큰 포부를 갖고 있다. 장학금을 받고 싶다는 말에 대학에서 이루고 싶은 다른 목표를 물어보니 여자친구와 손을 잡은 채 캠퍼스를 거닐고, 노천극장에서 밤새 술을 먹다 뻗고, 도서관에서 밤새 공부하고 싶다는 등 뻔해도 새내기다운 희망 사항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사실 중·고등학교 때 조퇴와 결석을 밥 먹듯이 하고 멋대로 행동한 탓에 ‘자유인’이라는 별명이 붙여질 만큼 학창시절에는 의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학생이었다. 그렇다고 불량학생은 아니었다. 이도 저도 아닌, 평범한 학생이 맞았다.

그런 그에게도 내재된 열정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즐거웠던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연극’이다. “고등학교 연극 동아리에서 배우와 연출가를 겸하게 됐어요. 밤을 새고 다 같이 협동하면서 성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연극은 몹시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물론 연극이 그에게 대학 진학에 대한 직접적인 동기부여가 됐다는 극적인 얘기는 없다. 그는 전부터 그래왔듯 떠밀려서 대학교 입시를 준비했고 결과는 참담했다.

다음해 엄격한 기숙학원에서 시작한 재수생활은 그의 첫 번째 터닝 포인트였다.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공부에만 몰두했다고 한다. 두 번째 수능 성적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 2012년 새해가 오기 이틀 전, 그는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지원한 한양대 사회과학부에 합격했다. 그리고 두 번째 터닝 포인트를 맞는다. “그 순간 더 많은 고민이 쏟아졌어요. 20년 인생 동안 정말 평범했던 내가 ‘정말 이 학교를 가도 되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죠. 근데 이런 고민조차 들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곳이 한양대라고 생각하니까, 신기하게도 의욕 없던 내 삶이 정말 특별해진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가 그리는 장밋빛 대학 생활 뒤에는 고통도 숨어있을 것이다. 아무렴 어떤가, 지금만큼은 특별해졌다고 믿는 것이 신입생만의 특권인 것을. 

사진 류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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