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지칠 때, 색으로 나를 되찾다
몸과 마음이 지칠 때, 색으로 나를 되찾다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1.12.30
  • 호수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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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 균형을 바로잡아 주는 색채 에너지
▲ <우울증에 좋은 그림>
색채로 사람을 치료하다

사람은 오감을 통해 물체의 정보를 얻는다. 오감 중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시각이다. 시각을 통해서 우리는 색을 볼 수 있고 그 색을 통해 정신적, 신체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선민아<멀티테라피협회> 전문가는 “우리는 색을 접하는 순간 물체의 정보를 뇌로 전달한다”며 “이를 통해 색채는 우리의 내재된 감성을 일깨우는 소통의 도구로서 정신적인 건강과 육체적인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색채가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을 ‘색채 에너지’로 봤을 때 색채 에너지를 통해 색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균형을 바로잡아 질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색채 에너지를 이용한 색채치료는 동양의 오행철학과 한의학을 색채와 접목시킨 것이다. 색채치료는 색채의 시각적 자극을 통해 중추신경을 자극한다. 이 자극은 몸의 혈액순환을 도와 심신의 이완 및 오장육부의 균형을 맞춰준다. 

▲ <기분 생동을 위한 그림>
현대인의 만성 질환을 치료하다

현대를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불안, 스트레스 등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색채가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병에 따라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이 다르듯이 개인의 성향과 기질에 따라 색채로 치료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선 전문가는 “환자의 성향이나 기질, 증상의 원인이 되는 부분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색 또한 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안: 주원이는 어렸을 때 혼자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이후 엘리베이터처럼 좁은 공간 뿐만 아니라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답답함을 참지 못하게 됐다. 엘리베이터 사고 때처럼 불시에 사고가 일어날까 강박적인 불안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불안은 근심과 걱정이 많으면 생겨나는 증상이며 동양의 오행으로 풀어봤을 때 신장과 방광의 면역력이 약해져 있을 때 나타난다. 선 전문가는 “불안증세가 나타날 때는 기분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복잡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정리해줘 문제 해결 능력을 높여주는 검정색을 사용하면 좋다”며 “수(水, 방광의 기능)의 기운을 도와주는 금(金, 폐의 기능)의 색인 흰색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우울증: 나연이는 부모님이 이혼한 이후 계속 혼자 지냈다. 친구들과 약속도 잡지 않고 집에서 코미디 영화만 찾아봤다. 하지만 웃지 않은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나연이의 카카오톡 상태메시지는 ‘죽고싶다’다.

우울증은 오행에서 금(金)의 기운이 악화돼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 증상이다. 금의 기운을 도와주는 흰색과 오렌지 계통의 색을 사용해주면 우울한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스트레스: 재현이는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후로 성적이 계속 떨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번 학기에는 학사경고까지 받았다. 책을 펴도 헤어진 여자친구 생각에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재현이의 부모님은 재현이의 사정도 모르고 차라리 휴학을 하라고 하신다.

스트레스는 생각이 너무 많아져 면역력을 저하시키며 사람을 금방 피곤해지게 하고 짜증을 유발한다. 선 전문가는 “푸른색 계열인 녹색이나 파란색을 사용하면 진정작용과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고 간 기능을 활성화시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무조건 “불안에는 검정색, 우울증은 흰색, 스트레스는 파란색”이란 식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심리상태나 기질, 성향에 따라 색채의 사용은 다양하게 바뀔 수 있다.


색채치료가 가능하기까지

색채치료에 대한 연구는 고대 이집트, 중국, 그리스에서부터 이어져 왔다. 중국의 사원이나 인도와 이집트, 그리스 신전의 색채를 주술과 치료 목적을 염두에 두고 선택했다. 선 전문가는 “색채치료는 색을 보는 것으로 위안을 얻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예부터 적극적인 치료의 개념으로 활용돼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 색을 통한 치료효과가 알려지게 된 것은 1990년대 초부터라고 볼 수 있다. 색과 도형을 이용한 미술활동을 통해 심리적인 문제를 풀어나가는 미술치료가 성행하면서 색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게 됐다. 색과 인간 본연의 마음의 관계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사회적 요소를 두루 다룰 수 있는 색채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색을 단순히 유행이나 외적인 모습을 돋보이게 하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선 전문가는 “어떤 색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본인에게 각자 다른 심리적, 신체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색을 입고, 사용하고, 보는 사람에게 어떤 효과를 주는지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색채에 대한 연구와 보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움, 사진 제공: 멀티테라피협회
참고: 논문 「색채치료의 이해」, 논문 「색채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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