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두부와 스티브 잡스
삼색두부와 스티브 잡스
  • 최기원<취업지원센터> 센터장
  • 승인 2011.12.05
  • 호수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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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단풍이 절정에 이른 도봉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 산 입구에 있는 두부전문 음식점에 등산일행들과 뒤풀이 요량으로 들렸다. 널찍하게 비닐하우스까지 확장하여 손님만 대충 백여 명에 이르는 큰 음식점이었는데 밀려드는 손님에 사전예약은 언감생심 어림도 없었다. 다행히 일행 중에 먼저 산행을 마치고 도착한 이들이 자리를 맡아 노라 고생을 했다고 너스레를 떠는데 과연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기간 명성을 이어온 이 음식점이 최근 다시 각광을 받는데 는 그 이유가 있었다. 벽면에 보니 각 종 방송에 나갔던 최근의 사진들이 줄줄이 걸려있는데 파스텔 톤의 음식이 돋보이고 있었다. 바로 조명 받는 이유가 삼색두부와 포두부 때문이라고 한다. 이른바 아이디어 상품, 차별화한 상품인데 녹색두부는 쑥과 두부가 연상되고, 노랗고 붉은 두부는 치자, 당근 등이 떠오르면서 진짜 웰빙음식이라는 선입관을 갖게 한다. 얇게 썰은 포두부 또한 삼합에 더하여 두부를 제일로 하는 이 음식점의 컨셉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었다. 

“역시 한양대가 똑똑해!” 동행 중 한 분이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더니 목소리를 높인다. 음식점 사장이 우리학교 동문인데 어머니를 도와드리다가 삼색두부를 만들어 뜨게 한 장본인이란다. 어머니의 손두부 맛이 전통이 있는 음식점을 일구었다면 아들의 삼색두부는 맥을 잇고 내일을 내다보는 음식점을 지향하였다고 하겠다.

삼색두부를 맛보다 보니 얼마전 타계한 스티브 잡스가 떠오른다. Think Different! 그를 과거의 인물로, 그가 창조한 것들을 과거로 회상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무엇인가 다른,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내 자신이 현존하는 시대에 그를 통해 발현한다는 것이 설레게 했기 때문이다. 그가 새로운 제품을 출시 발표할 때 한국의 젊은이들도 새벽녘까지 잠을 설치며 인터넷 중계에 빠져들곤 했다. 

그런데 되짚어보자. 잡스의 창조물들을! 대형에서 개인용 컴퓨터로, 키보드에서 마우스로, 소형화 하드웨어 MP3를 터치와 애니튠스가 결합한 소프트웨어 MP3로, 다양한 기능의 하드웨어 핸드폰을 손안의 컴퓨터와 앱스토아의 소프트웨어 스마트폰으로 바꾸어냈다. 창조에는 발견과 발명 두 가지가 있다. 어제도 떨어졌던 사과가 오늘 떨어질 때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발견이 있고, 필라멘트를 통해 전류가 흐를 때 발광하는 전구를 만드는 발명도 있다. 그런데 잡스는 발견도 발명도 아닌 컨버전스의 창조물로 세계인들을 열광케 하였다.

삼색두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창의와 창조하면 크게만 생각하여 엄두도 못 낼 일이 결코 아니다. 최근 사회와 기업에서는 창의적인 인재, 소프트웨어 인재를 목 타게 찾고 있다. 삼색두부와 같이 한양인들도 다양한 학문 간의 결합이나 색다른 분야에서의 도전과 경험 등을 통해 컨버전스 인재로 성장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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