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집내기 공청회, 정책 검증은 뒷전
흡집내기 공청회, 정책 검증은 뒷전
  • 하동완 기자
  • 승인 2011.11.27
  • 호수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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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 과거 캐내기는 기본, 관련 없는 주제까지 들먹이며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시종일관 상대 후보 흡집내기에 나서면서 정책 검증을 위한 공청회가 네거티브 대회장으로 변질됐다.

무려 6시간동안 진행된 이번 선거 공청회에서 양 선거본부(이하 선본)는 대부분의 시간을 상대 후보의 과거 문제 추궁과 비방으로 소비했다. 네거티브 난타전은 선본 간 질의응답과 함께 시작됐다.

 「리얼플랜H」 선본 정후보 강경루<인문대 국어국문학과 09> 군이 언론사와의 공개 질의에서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가입 의사는 없다”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일반패널로 참가한 「터미네이터 re;meet」 선본 지지 학생들과 전 터미네이터 총학생회 집행부 여럿은 끈질기게 ‘한대련 컴플렉스’를 건드렸다.

특히 전 터미네이터 총학생회 IT국장 김동우<법대 법학과 08>군은 강 후보자의 한대련 연대 활동에 관련된 인터넷 기사들을 제시하며 “한대련 가입, 활동을 안하셨다고 하셨는데 그럼 이 기사들은 뭐냐”고 반문해 강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터미네이터 re;meet」 선본 정후보 정진수<경금대 경제금융학부 07> 군도 “인문대 학생회장 재임 기에 학생회비와 회계장부를 도난당하셨다”며 “이는 학생회장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질타하는 등 강 후보자의 과거 행적 캐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리얼플랜H」 선본도 마찬가지였다. 「터미네이터 re;meet」 선본과는 관련이 없는 ‘학생인권복지위원회(이하 학복위) 회계의혹’과 지난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정 후보가 언급한 부분을 놓고 시종일관 네거티브 전략으로 임했다.

강 후보는 “지난 등록금 협상 당시 중운위에서 교육환경개선금을 받는 대신 등록금 인상안에 협의하자고 역설하셨던 분이 지금은 등록금 인하를 말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중운위에서 전 후보가 언급한 부분을 두고 “정 후보자는 등록금 인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한양인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한 학생은 “「터미네이터 re;meet」 선본은 전 터미네이터 총학의 활동에 책임이 있다”며 “현재 학복위가 회계장부를 공개하지 않아 회계문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인터넷 생중계로 공청회를 지켜보던 학복위원장이 흥분해 예결산 자료를 들고 난입하는 웃지 못할 참극이 벌어졌다. 계속되는 네거티브 공방으로 공청회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번 공청회에서 제기된 각 후보자에 대한 ‘네거티브’발언은 대부분 근거 없는 주장이나 사실왜곡에 그쳤다.

강 후보는 한대련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총학 당선 이후에도 가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문대 회계장부 분실사건도 결산내역 재증빙 대자보와 함께 의심의 여지없이 마무리됐다.

‘학복위 회계의혹’은 「터미네이터 re;meet」 선본과 관련 있는 문제라고 보기 힘들다. 학복위는 중앙특별위원회로서 총학생회와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단순히 회계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 또한 논리적 비약이다.

정 후보는 “서로 의문점에 대해 질의하다보니 그렇게 비춰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양 선본 모두 앞으로는 보다 공약과 정책에 집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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