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노동자들의 일상세계
20세기 노동자들의 일상세계
  • 이우연 수습기자
  • 승인 2011.11.26
  • 호수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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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학의 대가‘ 알프 뤼트케 교수, 특별강좌 열려
지난 24일 HIT에서 “생활세계의 식민화 놀이, 노동, 그리고 20세기 스포츠의 ‘고집’”이란 주제로 알프 뤼트케<독일 에르푸르트대> 교수가 특별 강좌를 열었다. 뤼트케 교수는 세계수준 연구중심대학(WCU)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2009년 우리학교 석좌교수로 초빙됐다.

뤼트케 교수는 거대 담론 위주의 독일 역사학에서 ‘일상사‘라는 새로운 분야와 방법론을 개척한 선구자로 꼽힌다. 이번 특별강좌는 우리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서양사학회, 문화사학회가 공동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했다.

뤼트케 교수는 20세기 산업주의 시대 노동자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분석했다. 위르겐 하버마스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생활세계의 식민지화’, 즉 자본주의적 산업화로 삶의 영역이 잠식된 상태다. 이 관점에서 보면 노동자들의 삶은 노동현장에서 주체성을 잃고 목적을 위해 통제당할 뿐이다. 그러나 뤼트케 교수는 노동자들이 그들 나름대로 노동현장 속에서 새로운 일상세계를 만들어 나갔다고 분석했다. 그들의 노동에는 뚜렷한 목적은 없지만 그 속에서 ‘더 없이 행복한 즐거움(blissful joy)’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는 스포츠의 특성과 비슷하다.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스포츠를 즐기기보단 목적 없는 ‘고집(eigensinn)’ 속에서 드러나는 주체성을 즐기기 때문이다.

뤼트케 교수는 강연 동안 노동자들이 노동현장 속을 즐기는 모습의 사진, 웃통을 벗어 몸을 뽐내는 노동자의 사진 등을 보여줬다. 이는 노동자들 스스로 단지 공장의 부품으로 힘들게 일하는 개체가 아니라 노동현장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독립성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자부심을 가졌다는 것을 뜻한다.

강좌 이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이러한 개인주의적이고 주체적인 관점이 노동운동과 같은 단결력을 보여주는 사건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나”라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뤼트케 교수는 “오히려 이런 일상사적 접근으로 인해 노동운동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주체성을 침범당하지 않으려고 일으킨 것이라는 해석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라고 답했다.

한편 김지형<비교역사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뤼트케 교수는 다음 학기에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적인 국가 만들기 시도 속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관습에 대해 강연을 하실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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