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성 이상 현상 아냐
동성애, 성 이상 현상 아냐
  • 한대신문
  • 승인 2006.03.05
  • 호수 12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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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따가운 시선…새롭게 바라봐야
캐나다에서는 2003년 동성결혼에 찬성하는 시위가 열렸다. <사진출처 : Smith college>

1천1백만명이 넘는 동원력을 보여준 영화 ‘왕의 남자’와 현재 인터넷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브로크백 마운틴’의 공통분모는 동성애를 소재로 만든 영화라는 것이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에 대한 공감은 단순히 영상물에 국한된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 이신정연 사무국장은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은 여전히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학교에서 쓰여지는 교과서에서부터 문학 작품까지 동성애가 소재로 사용되는 일은 드물다. 강민주<인문대·사학 04>는 “겉으로는 동성애에 대해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도 안으로는 거리끼는 마음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은 동성애자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대표적 오해 중 하나는 AIDS(후천성면역결핍증)가 동성애와 관련되어 있다는 편견이다. 지난 2001년까지 고등학교 윤리 교과서 등에는 “동성간의 사랑이나 성행위는 AIDS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나 AIDS는 성병이라기보다는 혈액을 매개로 전염되는 전염병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성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50.2%)이 최대 이유였다.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지역에서 에이즈 감염률이 높은 것은 성교육 부족과 문맹 등으로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지 동성애 문제와 크게 연관이 없다.

국방부가 지난 2003년 발표한 군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에도 이같이 동성애자에 대한 편향적 시각을 담고 있다. ‘장병들의 인성검사를 강화하여 성적 성향자와 이상성격 소지자를 조기 식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라는 대책은 성적 성향자를 식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군내 동성간 성폭력 문제를 동성애자에 의한 폭력으로 규정지음으로써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강화시키고 있다. 군은 동성애자에 대해 군인사법시행규칙 제56조의 ‘변태적 성벽자’는 현역복무 부적합자에 해당한다는 규정에 따라 전역 조치하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차별적 시선은 언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남성에게 ‘호모’같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욕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동성애자를 뜻하는 일반적인 말인 ‘게이’는 여장남자를 가리키는 말로 잘못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동성애자를 또 하나의 성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네덜란드와 스페인, 벨기에는 동성애를 인정하며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동성결혼을 금지시키는 것이 헌법의 인권 조항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지난 2005년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닉스’를 필명으로 쓰는 한 동성애자는 “심각한 죄를 짓고 있는 죄인이라는 죄책감 때문에 누구에게도 나의 고통을 이야기조차 할 수 없었다”며 “동성애를 편파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 나를 더 깊은 음지로 가라앉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단체 ‘친구사이’ 오가람 사무국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애만이 옳고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는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어 교육, 언론, 영화 등을 통해 사람들의 사고를 통제한다”고 밝혔다.

양영준 기자 yangtang@i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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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8-01 20:19:53
이 글은 동성애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와 사회적 편견을 다루고 있습니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가 높은 관심을 받는 반면,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이 여전히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실정이 비판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고, 인권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이 글은 사회적인 시선을 변화시키고, 평등하고 이해심 있는 사회를 위한 중요한 제언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