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 한대신문
  • 승인 2011.09.20
  • 호수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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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0년 11월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542만여 명으로  총인구의 11.3%에 이른다.

고령화 시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갖가지 대비책들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논의들이다. 예를 들어 국가적 차원에서는 보다 적은 경제인구로 보다 많은 노령인구를 부양해야 하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생산성 저하 문제에 대비해 국가경제를 선진국 경제로 도약시킬 필요가 있다고 한다. 고령인구의 노후대책을 위해서는 정년연장, 새로운 일자리 창출, 주택연금, 퇴직연금 등 고령화에 대비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모두 중요한 일들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노인들이 우리 사회의 짐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고 우리에게 보탬이 된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부터 ‘궤장’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궤장이란 왕이 나라에 공이 많은 늙은 대신에게 하사하던 의자와 지팡이를 말한다. 왕이 신하에게 이를 내리는 것은 지팡이를 짚고 출근해 의자에 앉아 편히 일을 보라는 의미이다. 이 제도는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당시 규정에 따르면 모든 관료는 70세가 되면 정년퇴임을 해야 하는데, 궤장을 받으면 계속해서 일을 할 수가 있었다.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퇴직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정에 계속 참여시켜 원로의 지혜를 얻고자 한 것이다.

물론 당시 관료직은 일부 귀족·양반계층에만 주어진 것이니, 그 의미를 현재에 직접 적용할 수는 없지만, 궤장제도에 담겨있는 나이 드신 분들에 대한 존경의 정신은 이어받을 필요가 있다. 고령인구를 단순히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존재로만 인식하지 않고, 그들의 경륜을 존중하고 활용한다는 마음가짐이 없다면,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논의와 대책은 탁상공론에 그칠지도 모른다.

궤장의 의미를 이어가는데 있어 대학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우선 퇴직한 우수 경력자들을 대학 강의실로 불러들여 그들의 생생한 경험과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체험시킬 수 있다. 아울러 대학은 고령자들에게 재교육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경륜을 보다 잘 활용하게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인성을 기르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현재의 젊은이들이 나이 드신 분들을 존중하며 함께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고, 나아가 자신들이 고령자가 되었을 때, 그 아래 세대에게 보다 많은 지혜를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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