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물줄기, 뜨거운 여름을 씻어내다
시원한 물줄기, 뜨거운 여름을 씻어내다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1.09.17
  • 호수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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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느끼는 서울의 여유

철길 건널목을 건너 반포대교 밑의 잠수교에서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낀다. 세빛둥둥섬을 거쳐 서래섬의 강태공들은 낚싯대를 기울인다. 동작역에 가까워진 발걸음은 한가로운 반포천을 지난다. 걷는 내내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볼거리가 풍성한 이곳은 서빙고역부터 고속터미널역까지의 생태문화길, 반포 한강수변 길이다.

철길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공원입구가 없는 이곳은 표지판으로 한강공원을 안내한다. 지하철이 빠르게 지나가는 철길 건널목은 도심 속의 장소임을 무색하게 한다. 철길  건너편은 시원한 바람을 전해주는 한강이다.

강에는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자신감과 여유가 담겨있다. 강가에는 나들이를 온 가족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자전거를 타는 동호회 회원들, 그리고 손을 맞잡은 다정한 커플들이 머문다. 낯선 사람들인데도 낯설지 않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다. 

 

▲ <잠수교를 옆에 두고 한 남성이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다>
강을 바라보며 색소폰을 부는 이형배<서울시 용산구 50> 씨는 이곳을 자주 찾는다. 이 씨는 “여기는 낚시하기에도 너무 좋고 혼자 조용히 생각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전했다. 물결은 잔잔하게 흐르고 색소폰 선율이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비가 오면 잠겨버린다는 뜻의 잠수교는 강이 바로 발아래 흘러 시원한 기운이 맴돈다. 잠수교 상층부 반포대교에서는 달빛무지개분수가 놓여 분수가 바로 머리 위에서 옆으로 떨어진다. 미세한 물방울들이 뺨을 적시고 뜨거웠던 여름을 적신다.

어두워진 반포지구 강가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자리를 잡고 앉아 있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삼각대까지 준비하는 사람도 많다. 바로 달빛무지개분수를 보기 위함이다. 분수 하나하나가 무지개 빛을 띄며 한강으로 물을 뿜어낸다.

▲ <환하게 조명이 켜져 있는 한밤의 반포대교>
철길 맞은편에 위치한 세빛둥둥섬은 잠수교를 건너야 갈 수 있다. 세빛둥둥섬은 한강을 밝히는 세 개의 섬이라는 뜻을 의미하는 인공섬이다. 무지개분수가 계속해서 물빛을 내고 있을 때 세빛둥둥섬도 그 옆에서 밝게 빛나고 있다. 그 의미에 맞게 세 개의 섬은 한강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었다.

63빌딩이 보이는 동작대교 방향에 한강공원 반포지구의 명물, 서래섬이 자리해있다. 섬 외곽을 따라 심어진 수양버들과 낚시꾼들이 시원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자전거가 다닐 수 없는 도보전용길이 나 있어 자전거에 아이가 놀랄까 걱정하는 어머니들을 안심시킨다.

서래섬의 끝에는 한강전망대로 불리는 구름카페와 노을카페가 동작대교의 양 옆을 높게 지키고 서 있다. 한강과 이어지는 얕은 하천인 반포천이 흐르는 길을  따라 가다 보면 고속터미널역 방향으로 걷고 싶은 반포천 허밍웨이 길이 끝없이 펼쳐진다.

사진 김유진 박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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