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분교 통·폐합 분위기 휩쓸리지 않아야
본·분교 통·폐합 분위기 휩쓸리지 않아야
  • 한대신문
  • 승인 2011.09.05
  • 호수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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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가에서는 본·분교 통·폐합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 6월 27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서는 본·분교가 학과를 겹치지 않게 운영하면 분교를 본교로 인정해주기로 한 ‘대학 설립·운영 규정’을 공포했고, 중앙대는 지난달 19일 최초로 본·분교 통합 승인을 받았다. 경희대, 한국외대 등의 4개교 또한 중복학과 통·폐합을 추진해왔으며 교과부의 발표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교과부에서 주장하는 본·분교 통·폐합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운영비가 절감된다. 둘째, 중복되는 부피를 줄이고 캠퍼스 별로 장점을 특화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셋째, 분교 학생들이 갖는 상대적 박탈감을 없앨 수 있다.

서울과 안산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우리학교도 통·폐합을 추진할 경우 이 장점을 흡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통·폐합이 우리학교에 당장 득이 되진 않는다. 우리학교 본·분교의 중복·유사학과 비율은 70%에 달한다. 당장 통·폐합을 하게되면 70%나 되는 학과의 교수인원을 급격하게 줄여야한다. 해당학과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선택도 무시된다.

이미 중앙대에선 무리한 통·폐합 추진으로 내부적으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교과부가 제시한 급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내부 구성원과 논의가 부족했고 해당학과 학생들에 대한 보상 논의도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학교에선 내부 상황을 살펴보고 맞춤형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임덕호 총장은 이미 통·폐합 반대의지를 강경하게 밝혔고 기획처도 단기적으로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신 우리학교가 내세울 전략은 ‘특성화’다. 유사 학과라도 얼마든지 차별화가 가능하다. 한국외대의 경우 용인캠퍼스의 유사 학과들을 하나의 단대로 묶어서 통·번역 중심의 커리큘럼을 특성화 한 예가 있다. 우리학교에서도 국문대의 문화콘텐츠학과는 특성화 성공의 사례로 꼽힌다. 이와 같이 캠퍼스 별로 각각 장점에 집중해, 산학 협력이 강한 ERICA캠퍼스는 인지도를 더욱 확고하게 구축하고 서울캠퍼스는 교육과 연구에 특성화 하는 전략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무리한 통·폐합보다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방향은 올바르게 잡았고 성공사례도 확보했다. 이제 좀 더 전면적이고 심화된 ‘특성화’ 전략을 추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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