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체포당했다
학생들이 체포당했다
  • 하동완 기자
  • 승인 2011.06.04
  • 호수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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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집회 집시법 위반으로 연행, 기소여부는 불투명
▲ 서울캠퍼스 본관 앞 광장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촛불집회에 모인 학생들이 연행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광화문 광장에서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과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 70여명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위반으로 체포 됐다. 시위에 참여한 서울캠퍼스 인문대 학생회장 강경루<인문대·국어국문학과 09> 군과 ERICA캠퍼스 공학대 학생회장 유인선<공학대·전자시스템공학과 03> 군을 비롯한 우리학교 학생 9명도 함께 연행됐다. 경찰 조사를 받은 후 3일만에 모두 풀려났지만 기소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집회를 주최한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측이 대학로 마로니에 광장에서 집회를 열 것으로 신고했지만 당일 대학로가 아닌 광화문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며 “명백한 집시법 위반이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이며 아직 사건수사 중이라 기소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130여명(경찰추산 80여명)의 대학생들이 모였다. 등록금 문제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청와대 방면으로 가두행진을 했다. 이에 경찰 경비대 200여명이 긴급 출동해 시위대를 둘러싸며 대치했다.

광화문 광장을 관할하고 있는 한진섭<종로경찰서·경비대> 경장은 “학생들이 (광화문 광장에) 집회신고를 하지 않아 현행 집시법을 위반했고 대치중인 경찰과 실랑이까지 벌였다”며 “격앙된 분위기 속에 학생들이 청와대 진출을 시도해 근처에서 근무하던 경찰 경비대 2개 중대가 긴급 배치됐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여했던 교육대책위원장 서상진<사회대·사회학전공 07> 군은 “청와대 방면으로 20m정도 행진 하던 중 경찰과 대치했지만 서로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가 있었을 뿐 학생과 경찰 측 모두 주먹을 휘두르거나 하는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다”며 “시위대를 둘러싼 경찰들이 바깥쪽에 있던 학생부터 한명 씩 잡아채며 차례로 연행했다”고 말했다.

사건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서울캠퍼스 본관 앞 광장에선 연행된 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50여명의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과 구속학생 석방을 요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광화문 집회에 참여해 연행됐다가 이날 풀려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회장 박세준<사회대·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전공 09> 군은 “광화문에서 외친 구호는 반값등록금 실현이라는 너무나도 진부하고 당연한 요구였다”며 “하지만 정부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공권력으로 답했고 이런 상황이 너무나 답답하다”고 말했다.

연행된 학생들은 종암경찰서, 종로경찰서, 동대문경찰서 등 8개 경찰서에 나뉘어 수감됐다. 수감된 후 전원 묵비권을 행사했으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이 방문해 조사에 협조할 것을 요청한 후 입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확인과 집회참여 동기 등 간단한 조사를 받은 후 3일에 걸쳐 모두 풀려났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정현호<경영대·경영학부 07> 군은 “이번에 구속된 학우들 대부분이 평소에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라며 “이런 일이 발생에 안타깝고 사건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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