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경제를 통해 배운다?!
스포츠는 경제를 통해 배운다?!
  • 주상호 기자
  • 승인 2011.06.04
  • 호수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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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화의 성격을 지닌 스포츠, 경쟁력을 갖춰라

스포츠는 경제적인 측면과 많이 닮아 있다. 재화의 특성을 설명하는 방법으로 스포츠를 설명할 수 있고 경쟁시장에서 나타나는 독점현상 또한 스포츠 내에서도 등장한다. 스포츠와 경제, 그들의 닮은꼴을 찾아보자.


재화와 스포츠

▲ 스포츠는 자본의 성격을 띠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팀 간의 전력이 비슷해야 한다.


경제학에서 재화를 분류하는 방법 중 하나로 내구재·비내구재로 나누는 방법이 있다. 장기간 사용함에 따라 편익의 흐름이 서서히 소모돼 가는 재화를 내구재, 단기의 사용으로 소모돼 버리는 것을 비내구재라고 한다. 우리 주변의 냉장고, 컴퓨터 등이 전자에 속하며 식료품·비누·담배 등이 후자에 속한다.

스포츠도 내구재·비내구재의 특성을 가진다. 우선 스포츠 소비자에 대한 편익은 스포츠를 소비하는 시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내구재의 성격을 띤다. 스포츠를 관람하면서 흥분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소비자들은 스포츠를 관람하면서 스포츠라는 제품에 대한 비용과 만족감을 비교해 보기도 한다. 소비자가 스포츠를 통해 느끼는 만족이 스포츠를 위해 지급한 비용보다 더 크다면 스포츠를 계속해서 관람할 것이다.

스포츠는 내구재의 특성도 가진다. 소비자들이 스포츠에 참여한다고 해서 당장 편익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소비자가 스포츠 활동에 참가해 신체적으로 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면 이는 내구재로서 스포츠 소비에 따른 편익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 활동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효용과 만족을 제공한다. 더구나 내구재와 마찬가지로 규칙적인 스포츠 활동을 하지 않으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내구재와 비내구재의 특징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스포츠는 소비를 통해 효용이나 만족을 느낀다는 점에서 재화와 비슷하다. 그러나 비내구재의 경우 즐거움이 즉각 나타나지만, 내구재의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스포츠는 경제학에서 자본재의 성격도 띤다. 자본재는 부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토지 이외의 재화다. 한 사람이 스포츠 활동을 통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는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나아가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스포츠 활동을 통해 높은 소득을 얻고자 하는 엘리트, 또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은 소비자들에게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고된 훈련은 물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프로 스포츠 선수들은 스포츠 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생산재가 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훈련에 투입하게 된다.


전력평준화와 경쟁력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저렴한 비용과 높은 질의 제품을 생산하면 보다 많은 이윤을 얻는다. 이 때 경쟁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면 기존 기업은 독점권을 갖게 된다. 이후 기업은 제품의 값을 조정할 수 있어 소비자는 피해를 볼 수 있다.

스포츠 시장도 마찬가지다. 주노종<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어느 한 팀만 경쟁력이 있다면 소비자는 양질의 경기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며 “매번 전력이 높은 팀의 승리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스포츠시장에서는 어느 한 팀의 월등한 전력보다는 라이벌 팀이 존재하는 것이 보다 나은 양질의 경기를 기대할 수 있으며, 나아가 해당 스포츠 산업의 발전을 기할 수 있다. 주 선임연구원은 “결국 스포츠 시장은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경기가 경쟁력 있는 경기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시장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몇 가지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선수보류조항 △자유계약제도 △드래프트제도 △수익배분 △사치세 부과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신인선수를 영입하는 방법인 드래프트 제도를 보자. 드래프트는 구단 간 우수한 신인선수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프로팀에 입단할 신인선수를 한데 묶어 구단 대표들이 선수선발회의를 구성해 일괄 교섭하는 방식의 신인선수 지명권 제도다. 시즌 최하위 구단은 선수지명권과 아울러 계약교섭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드래프트는 재정여력이 풍부한 구단이 우수한 선수를 독점할 가능성을 억제하고 구단에게 선수선발 기회를 골고루 부여해 팀 간의 전력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후 선수들이 팀 내에서 일정 경기 이상을 출전하고 활약한다면 자유계약제도에 의해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자유계약선수가 되면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을 협상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시장에서 자유롭게 평가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다.

이 외에도 구단끼리 수익배분을 적절히 해 한 구단에 쏠리는 현상을 막고 일정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에게 사치세를 부과해 과도한 연봉을 제한하고 있다.

주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조치들은 경제학에서 강조하고 있는 완전경쟁에는 부합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이런 제도를 통해 프로 스포츠 시장에서 전력평준화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러스트 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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