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과 ‘틀림’의 차이점
‘다름’과 ‘틀림’의 차이점
  • 서동호<산학협력실ㆍ연구지원팀> 과장
  • 승인 2011.05.15
  • 호수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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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동호<산학협력실ㆍ연구지원팀> 과장
가끔 시간이 날 때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여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올라와 있는 글들을 본다. ‘페이스북’이나 미니홈피처럼 아는 지인들과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인터넷을 하는 하나의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세상 살아가는 여러 가지 소식들을 하나의 화면에서 계속적으로 보는 것은 더 큰 즐거움이다. 포털의 기사들은 신문지면처럼 종류별로 나누어져 있고, 각 언론사에서 올린 기사들을 모두 한곳에 모아놓아 비교할 수 있게 하여 하나의 논지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장점도 있다.

그런데 포털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가끔 긴장을 할 때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각 글에 달려있는 댓글을 볼 때다. 댓글이란 위의 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적은 글을 말한다. 때문에 윗글의 의견에 찬성도 할 수 있고 반대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댓글에 적혀있는 글들을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참담하다 못해 두려움까지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댓글에 달려있는 글들은 거의 반말이다. 글을 올린 사람의 연령대와 성별에 관계없이 무조건 반말이다. 게다가 자신의 의견과 조금만 달라도 온갖 욕설과 함께 비속어로 조롱하기 일색이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예의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 20년 전 초창기 ‘케텔’이나 ‘천리안’같이 PC통신 시절부터 온라인을 이용했던 필자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들이다. 당시 기본 통신예절은 존대어와 존칭이었다. 때문에 온라인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었고, 이들과 함께 상호간에 의견을 내놓은 것은 나의 논리력 향상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포털 댓글에는 예의도 존칭도 모두 사라진 무법천지와도 같은 곳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러한 행동의 바탕에는 너의 생각은 나와 다르기 때문에 “틀렸다”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다름은 다름일 뿐 틀림은 아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마치 초록과 파랑이 분명 다른 색깔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혼동하여 사용하는 것처럼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 나의 생각의 반대 의견은 분명 나와 다른 의견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다름을 틀림으로 간주하고 그에 대하여 욕설만 퍼 붓는다. 그 안에는 논리도 이성적인 판단도 없다.

이처럼 요즘의 젊은 층이 다름과 틀림을 혼동하는 것은 아마도 고등학교까지 계속 이어진 정답만을 요구하는 우리네 교육문화에서 시작된 것 같다. 늘 정답만을 찍어야 하고 그래야 뛰어난 사람 혹은 우수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사회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난 반대 급부적인 현상이 바로 이것인 것 같다.

다양한 컬러와 다양한 문화 그리고 다양한 철학이 숨 쉬고 있는 요즘 세상에 어쩌면 다름이라는 사고는 우리가 인정해줘야 하는 시대적 요구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사고하는 논리가 다양하다는 현실에 대하여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인식해야만 우리네 삶 속에서 보다 다양성은 편안하게 자유롭게 숨 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지성의 상아탑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젊은 세대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다름’과 ‘틀림’이 같은 것이 아닌 전혀 다른 것이라고 인식하고 그에 맞게 이성적으로 판단해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름에 대하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논리와 이성으로 상대방에게 설명하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슬기롭게 살아가며 함께 호흡하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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