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무엇이든 뽑아보세요
자판기, 무엇이든 뽑아보세요
  • 주상호 기자
  • 승인 2011.04.09
  • 호수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활 속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자판기

점심을 먹고 커피 한잔을 마신다. 문득 재수생활이 떠오른다. 아침에 잠을 안자기 위해 한잔, 점심 먹고 한잔, 또 야자를 하기 위해 한잔을 마셨다. 한 푼을 아끼기 위해 자판기 커피를 마셨다. 마지막 커피를 마실 때 설탕이 응집돼 처음보다 더욱 단 맛이 나는 것은 자판기 커피만의 매력이다. 지금도 자판기 앞에서 그때를 생각하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자판기에 대한 개념은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존재했다. 발명가 알렉산드리아의 헤론은 동전을 넣으면 신성한 물을 배출하는 장치를 고안했다. 동전의 무게로 평형추의 균형이 깨져 밸브가 열리면 동전이 빠져나갔으며, 평형추의 균형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물이 바깥으로 배출됐다.

자판기가 상업적으로 이용된 시기는 1880년대다. 토머스 애덤스는 1888년 자신이 개발한 껌을 편리하게 판매하기 위해 자판기를 발명했다.

오늘날 자판기는 커피를 기본으로 우산과 화장지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그 중 특이한 것이 빙과류 자판기다. 자판기 내부는 빙과류를 위해 영하 25도 이하의 냉동고가 필요하고 외부로 인출할 때 이송기구가 결빙되거나 수축되지 않게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한국전기전자 재료학회의 논문 「빙과류자판기의 개발」에 따르면 현재는 이전까지 사용하던 나선형 철사를 회전시켜 상품을 밀어내는 스파이럴 방법이 아닌 초박막 필름을 이송기구로 활용하는 새로운 이송방식이 사용 중이다. 초박막 필름은 규격이나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빙과류를 냉동고에서 배출구까지 품질의 손상 없이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를 사용함으로써 상품 배출시 냉기손실과 외부온기의 유입으로 인한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고 결빙의 문제를 해결했다.

자판기의 동작원리는 간단하다. 동전을 집어넣으면 동전 선별기가 동전의 두께, 길이, 휘어짐 등을 구분해 금액 표시기에 현재 투입된 금액을 표시한다. 이후 선택버튼 표시부에 판매 가능 신호가 표시되고 사용자가 제품을 선택하면 제품이 컨트롤 박스에 전달되며 컨트롤 박스에서 판매 완료 신호를 보낸다. 남은 금액을 정산해 금액이 남아 있으면 판매 기회를 제공해 주고 반환레버를 돌리면 남은 금액을 거스름 투출 장치에 반환해 준다.

커피자판기의 경우 커피를 선택하면 커피재료 분출 모터에서 재료가 나오고 이후 커피 믹싱부에서 혼합이 이뤄진다. 동시에 커피 컵이 우선 배출되고 이후 혼합된 커피가 나오게 된다.

현재에 이르러서 자판기는 사용자 측면을 위해서도 개발이 되고 있다. 김진수<관동대ㆍ산업공학과> 교수는 논문 「인간공학적 자판기의 설계」에서 ‘캔을 꺼내는 불편한 자세를 시정한 자판기의 인간공학적 설계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허리에 미치는 힘이 최소가 되게 자판기 모형을 설계한 것”이라며 “제품 선택의 위치는 130cm, 동전 투입기와 배출구는 105cm이고 오른쪽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