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적 판단이 비합리적인 이유
직관적 판단이 비합리적인 이유
  • 주상호 기자
  • 승인 2011.04.09
  • 호수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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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성의 오류로 인해 정확성 떨어진다

▲ 두 명의 남자가 동전던지기 내기를 하고 있다. 앞뒷면을 선택한 후 동전을 던져 먼저 여섯 번 나오면 만 원을 얻는다.
두 사람이 동전던지기를 하고 있다. 여섯 번을 먼저 이기는 사람에게 만원을 주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내기 시합은 동전을 8번 던진 후 첫 번째 사람이 5대 3으로 앞서는 가운데 중단됐다.

문제는 상금 만원을 어떻게 나누는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시합 방식이 전부 아니면 전무이고 첫 번째 사람이 앞서고 있었으므로 그가 만원을 다 가져야 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또 다른 사람은 중단된 시점의 성적이 5대 3이므로 첫 번째 사람이 상금의 5/8을 가져야 한다고 논리를 펼지도 모른다. 이와는 달리 첫 번째 사람이 이길 확률이 7/8로 계산될 수 있으므로 첫 번째 사람이 7/8을 갖고 두 번째 사람이 1/8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물론 이들 각각은 모두 알고리즘적이고 매우 논리적이다. 그러나 이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이 가장 타당한지를 결정하는 것은 역시 제한적 합리성을 가진 인간에 의해 이뤄진다.

휴리스틱에 의한 판단은 이러한 불확실성 하에서 인간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흔히 활용하는 방법으로 알고리즘과 대비된다. 알고리즘에 의한 판단은 일정한 순서대로 논리를 전개해 나가면 명확한 해답을 얻는 방법인 반면, 휴리스틱의 경우 모든 것을 알 수 없기에 편향적 접근을 통해 해답을 얻으려는 방법을 말한다.

휴리스틱적 판단의 한계는 대표성에 의한 한계다. 대표성 휴리스틱에 의하면 불확실한 사건이나 그 표본의 확률을 평가할 때 여러 상황에서 사건 A가 사건 B보다 더 대표적인 것으로 보일 때마다 사건 A가 사건 B보다 더 있음직하게 판단된다는 것이다.

대표성에 의한 판단은 편향성을 유발시키는데 대표성에 의한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을 말한다. 이는 사전 확률에 대한 둔감성, 표본크기에 대한 둔감성, 회귀에 대한 잘못된 결과에 의해 유발된다.

먼저 사전 확률에 대한 둔감성이란 결과의 사전확률 또는 기저율 빈도가 대표성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확률에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려가 의사결정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심각한 병에 감영되었는지 여부를 조사 할 때, 양성반응이 나오더라도 그 병이 매우 희귀한 병이고 조사의 신뢰성이 100%가 아닌  한 감염되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감염조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면 바로 그 병에 걸렸음을 ‘대표하고 있다’고 판단해버리는 것이다.

표본크기의 대표성에 대한 둔감성 역시 대표성 휴리스틱의 한계의 원인이다. 어느 마을에 크고 작은 병원이 2개 있는데 큰 병원에서는 하루 평균 45명, 작은 병원에서는 15명의 아기가 태어났을 때, 당연히 50%는  남자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정확한 비율은 매일 다르며, 남아가 50%보다 많은 날도 있고 적은 날도 있다. “남아가 60% 이상 태어난 일수는 1년 동안 큰 병원과 작은 병원 중 어느 것이 많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큰 병원이라는 답이 21%, 작은 병원이라는 답이 21%, 거의 같다고 대답한 사람이 53%가 나왔다.

그러나 표본이 크다면 모집단의 평균치(50%) 가까운 수치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큰 병원보다는 작은 병원에서 남아가 60% 이상 태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런 오류를 범한 이유는 남아의 출생률이 50%인 것이 대표성을 갖는 수치이므로 그것을 병원의 크기와 무관하게 의사결정의 근거로 삼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회귀에 대한 잘못된 결과 역시 대표성에 의한 휴리스틱의 한계를 보여주는 예이다. 모든 관찰들은 평균을 향한 회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첫째, 회귀가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돼 있는 여러 맥락에서 회귀를 예상하지 못하고, 둘째 회귀의 존재를 알고도 그에 대한 그럴듯한 인과적 설명을 자주 만들어 낸다고 한다.           
     
출처 : 논문 「정책 프레임 형성의 편향성 분석 : 휴리스틱적 판단의 한계를 중심으로」
일러스트 심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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