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권 없는 등협위
의사결정권 없는 등협위
  • 양영준 수습기자
  • 승인 2006.02.26
  • 호수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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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학생간 원활한 의사소통 가능한 등록금 협의체 돼야
새학기 등록금 인상을 두고 각 대학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의 발전을 위해 학생들의 등록금을 올려 학교 운영기금 수입을 증가시키려는 근시안적 대책보다 국가보조금, 재단전입금, 기부금 등을 확충하도록 노력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학교에서 등록금 책정에 관한 협상은 총장 자문기관인 대학발전위원회(이하 대발위) 산하 등록금협의분과위원회(이하 등협위)에서 이루어진다. 등협위는 지난 2003년 대발위에서 이루어지던 등록금 논의를 탈피하는 새로운 등록금 책정 기구가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요구를 학교 측이 부분적으로 수용하여 만들어졌다.

등협위는 위원장과 14명의 위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매해 교수, 직원 및 학생 간의 협의 하에 구성원이 바뀌게 된다. 위원장은 조태제<법대·행정법>교수가 맡고 있고 학교 대표위원으로 서울·안산 학생처장 등 7명, 학생 대표위원으로 서울·안산 총학생회장 등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등협위는 총학생회가 “학교 관계당국과 학생대표가 함께 등록금과 교육문제 해결에 대해 논의하는 기구이며, 실질적인 등록금 협상이 이루어지는 자리”라고 인터넷 자유게시판을 통해 알려온 바와 달리 학칙에 명시되지 않고 의결권한도 없어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의 진행에 있어 서울 총학생회장 신재웅<사회대·정외 02>은 “지금까지 6차에 걸쳐 진행된 등협위는 먼저 기조처장의 설명을 듣고 학생들의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져 왔다"고 말했다.

6차 협상 이후 등협위는 사실상 결렬된 상태이다.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등록금의 책정은 직원들의 주장 그대로 인상, 학생들에게 고지됐다. 실질적으로 등협위가 제구실을 못한다는 이야기다. 학원자주화추진위원장 신정인<인문대·사학 02>은 “등협위는 의결권이 없는 상태”이며 “재단 책임자라도 참석한다면 신뢰성있는 답변을 들을 수 있겠지만, 참석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학생이 실질적으로 참여 가능한 새로운 등록금 책정 기구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경미<경상대·경영 02>는 “등협위에서 학생들에게 의결권이 없다면 그냥 눈뜨고 학교의 입장만 듣고 오는 것 아니냐”고 놀라움을 표시하며 “의결권이 없는 등협위가 아닌 교수, 학생, 직원이 모두 합의했을 때 등록금이 책정되는 기구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학을 구성하는 주체는 교수, 직원, 학생이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대학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직원이 제시하는 등록금 및 교육 과정에 여타 구성원이 참여하지 못한다면 대학은 하나의 시장에 불과할 것이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등록금 책정 기구가 만들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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