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경쟁에 떳떳할 수 있는가
당신은 경쟁에 떳떳할 수 있는가
  • 한대신문
  • 승인 2011.03.12
  • 호수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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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2011학년도 대입 경쟁률을 조작한 수험생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학과별로 1~2명만 뽑는 특별전형에 타인의 명의를 동원한 허위지원으로 경쟁률을 높였다. 인터넷 원서 접수에선 본인 확인을 하지 않는 점을 노렸다. 높아진 경쟁률에 심리적 부담감을 느낀 다른 수험생들이 해당 전형에 지원하지 않도록 하려는 속셈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기회균형 선발과 전문계 고교출신자 특별전형은 다양한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전형이다. 몇몇 수험생의 욕심으로 인해 전형의 취지와 자격에 부합한 학생들은 지원을 망설이다 배움의 기회를 잃고 학교는 진정한 인재를 놓치는 결과를 낳았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것은 이해하나 그 방법은 비겁했다. 사회에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는데 합격 또한 마찬가지다. 나보다 더 높은 점수의 학생이 합격하는 것이 당연한 원칙이다. 정정당당하게 지원해서 다른 학생과 비교해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고 결과를 수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대입 원서지원은 ‘수능 6교시 원서영역’이라고도 불린다. 원서지원마저도 대학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관문으로 보는 것이다. 이 과정 또한 경쟁사회로 들어가는 하나의 공부이자 경험임에도 부정을 저지르는 것은 명백한 ‘불합격’이다. 게다가 함께 공부한 수험생의 지원을 포기시키기 위해 불안한 심리적 약점을 노리는 모습은 비정하기까지 하다.

비단 수험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대학생 역시 정당한 경쟁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학점 때문에, 취업 때문에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대학생 두 명중 한 명은 컨닝을 해본 경험이 있고 허위로 활동경력을 써넣은 ‘짝퉁 이력서’가 넘쳐나고 있다. 이는 입시 부정행위와 다르지 않다.

대학생은 단순히 청소년기의 끝이 아니라 성인으로서 사회생활의 시작이다. 대학 입학 후에도 수많은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대학 입학보다 더 중요한 가치들이 그 경쟁에 달려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잘못된 경쟁심을 갖고 사회에 나간다면 당당하게 경쟁에 임하는 법을 잊을 수 있다. 나에게 유리한 조건이 아니면 수많은 기회에 지원할 용기조차 잃을지 모른다.

대학은 학문을 배우는 곳이고 학문이란 기본적 인성이 자리 잡아 있어야 그 가치가 빛난다. 정당한 경쟁심이라는 인성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배움을 실천할 수 있을까. 학문을 배우기 전에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줄 아는 기본인성을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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