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역의 외로운 변신
한양대역의 외로운 변신
  • 우지은 기자
  • 승인 2011.03.05
  • 호수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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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학생도 몰랐던 역 리모델링
한양대역이 빠르면 오는 4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발주한다. 지난 총학생회(이하 SAY)가 역사 리모델링 설계에 우리학교를 홍보할 디자인을 적용시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성과는 없었다. 학교 측도 이에 대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서울메트로의 설계가 마무리 됐다. 서울메트로 관계자에 따르면 SAY와 이 사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학교 측은 이번 주 서울메트로와 논의를 할 예정이다, 하루에도 수만 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의 특성상 대학교 인근 역은 효율적인 홍보 수단이 된다. 전병곤 관리처장은 “우리 역량이 닿는 한 당연히 우리의 이미지를 심는 역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영진<관리처ㆍ시설팀> 팀장은 “문의 결과, 학생들의 편의를 고려해 지하철이 이용되지 않는 시간에만 공사가 이뤄질 예정이여서 공사 마무리까지 1년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더 자세한 사안은 논의 자리에서 조율할 예정이니 기다려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양대역 리모델링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는 학생은 드물었다. 하지만 학교 홍보나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역사를 활용한다는 점엔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 소식을 처음 듣는다는 김수인<공대ㆍ기계공학부 10> 양은 “사실 리모델링이 계획 중인지도 몰랐다”며 “우리 역에서 내리지 않고 지나치는 사람들에게도 학교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역사가 좀 더 쾌적한 환경으로 변해 모두에게 좋을 듯하다”고 전했다. 김도영<한양여대ㆍ식품영양학과 09> 양 또한 “평소 한양대역에 대한 색다른 느낌이 없어 아쉬웠는데 리모델링한다니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구<서울메트로ㆍ디자인팀> 직원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학교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한양대만을 지나치게 홍보하는 문구나 디자인을 역에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한양대 구성원과 한양대역을 이용하는 일반인 모두에게 의미 있는 방향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단 우리학교 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하철역이 인근 대학 교수와 학생들의 참여로 리모델링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은 지난 2007년 겨울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와 환경디자인 소모임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합실 천정의 그래픽, 승강장 벽체 공사가 진행됐다.

지난 2006년 리모델링된 이대역도 서울메트로와 학교 구성원의 참여가 어우러진 대학교 지하철역 리모델링의 좋은 사례다.  이 과정에서 최경실<이화여대ㆍ공간디자인학과> 교수가 이화여대를 상징하는 배꽃을 모티브로 직접 디자인을 맡았다. 승강장 벽면에 배꽃이 그려졌고 지하 2층 천정에는 배꽃모양의 등이 설치됐다.
유미리<이화여대ㆍ경영학부 10> 양은 “지나친 학교 홍보 효과를 노리지 않은 배꽃과 파스텔톤의 디자인이 아기자기한 느낌을 잘 살린다”며 “학교의 상징인 배꽃이 학교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상적으로 다가갈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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