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협상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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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보람 기자
  • 승인 2011.02.25
  • 호수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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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끝맺음까지 논란 속에 마무리 된 등심위
작년 12월 위원회 인원 구성으로 난항을 겪던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가 구성원 합의를 끝내고 지난 한 달 동안 4차 등심위 회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학부 2.9%, 대학원 3.9% 등록금 인상이 확정됐다.

고등교육법 개정안 ‘제2조 제7항, 규정한 사항 외에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학칙으로 정한다’에 따라 1차 등심위 회의에서는 학칙 제정 논의가 이뤄졌다.

학생대표 의결권 여부가 화두였다. 학생대표 측은 ‘제2조, 위원회는 본교의 등록금 책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한다. 위원회의 결정은 등록금 책정에 대하여 효력을 갖는다’는 등심위 규정안을 제시했다. 교과부 법규에서 정한 심의권을 넘어서 등록금 확정 권한까지 인정하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등심위 규정으로 최종 확정되지 못했다.

기획처장 한정화<경영대ㆍ경영학부> 교수는 “등록금 확정 권한은 총장에게 있어 등심위에 의결권을 주게되면 총장권한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대표는 ‘제8조, 심의에서 합의되지 않을 시에는 직전 학기와 동일한 등록금의 징수를 의결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조항도 제시했다. 하지만 심의에서 더 나아가 위원회 내에서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점이 의결권과 같은 의미로 인정돼 학칙 제정이 무산됐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정현호<경영대ㆍ경영학부 07> 군은 “1차 회의 때 학칙에 관한 학생대표의 요구안 중 절반은 통과됐으나 가장 힘을 쏟던 의결권 부여와 합의 결렬 시 전년도 등록금 징수 조항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2차 회의부터 본격적인 심의가 이뤄졌다. 장학금 증액에 대한 방향은 양 측이 같았다.

한 교수는 “장학금 액수를 늘리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부분은 등록금보다 장학금일 뿐만 아니라 대학 평가에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장학금 증액은 항상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장학금 수혜율이 낮은 문제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장학금 지급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장학금 중 일부가 이월돼 당해년 실 수혜액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ERICA캠퍼스 총학생회장 이철용<공학대ㆍ건축학전공 05> 군은 “장학금 수혜 자격 기준을 완화해 장학금 이월이 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교내장학금의 지난 2009년 결산은 432억 원이었고 작년 추경예산은 495억 원이었다. 63억 원의 장학금이 증액됐다. 반면 올해 11년 예산안에는 장학금이 505억 원으로 책정돼 작년보다 10억 원 증가했다. 이에 학생대표들은 유인물을 제작해 ‘최근 6년 중 최저 인상폭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교수는 “작년에는 장학금 수혜액이 대폭 늘어났는데 이는 약대와 Flagship학과, 대학원에 대한 투자로 인한 것”이라며 “올해 수혜액 증가가 작년에 비해 적어보이더라도 작년이 이례 없이 대폭 상승했던 것을 생각하면 절대적으로 생각했을 때 투자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4차 회의 때까지 결국 학생대표의 동결 요구와 학교 측 인상안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인상된 채로 등록금이 고지됐지만 ‘합의’가 목적이 아니었던 기구였기에 어느 한 쪽의 잘못을 논할 수 없다.

정 군은 “학생대표가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허울뿐인 법”이라며 “법규 상 ‘합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합의결렬’이라는 표현도 쓸 수 없고 그저 학교가 학생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군은 “비록 올해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법률이 많이 개선돼야 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교육대책위원회, 단대 학생회 등 학생대표는 동결을 요구하는 항의방문을 지난달 24일에 진행했다. 이를 통해 등록금 재협상 자리가 생겼다.

정 군은 “등록금 재협상 자리에서 동결의 입장을 고수했으며 만약 인상될 시에는 작년에 지급된 교육환경개선금 20억 원보다 더 많은 액수를 받을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4일 양캠퍼스 학생대표들은 ‘등록금 일방고지’에 대한 항의방문을 진행해 등록금 동결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군은 “양캠퍼스 학생처장과 면담했고 3월 안에 총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개강 후에도 중앙운영위원회, 확대운영위원회, 학생총회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상황별로 대처해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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