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아찌아어 (Bahasa Cia-Cia), 들어는 봤니
찌아찌아어 (Bahasa Cia-Cia), 들어는 봤니
  • 우지은 기자
  • 승인 2010.11.13
  • 호수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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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공식문자 채택된 것 아니라 지방어 표기 수단으로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사용한 지도 벌서 1년이 지났다. 인도네시아 공화국의 국어는 바하사 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어)로 말레이어의 변종이다. 국어를 제외한 인도네시아의 지방어 가운데 하나인 바하사 찌아찌아어는 인도네시아 동부의 술라웨시 섬 바우바우시에서 사용되는 지방어로, 술라웨시 섬에는 100여개의 지방어가 존재한다. 인도네시아의 현행 공식 문자는 로마자로 알파벳은 각 글자의 이름만 다를 뿐 영어의 알파벳과 같다.

바하사 찌아찌아(찌아찌아어)라는 명칭은 1960년대 생겨났다. 그 이전에는 언어사용 지역의 이름을 따서 와까오낄리어, 따낌뽀어, 와불라어 등으로 지칭되다가  모든 방언에 ‘아니다’를 의미하는 부정사 찌아(cia)가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명칭이다.

찌아찌아어는 일상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예술 공연, 결혼식 등 주요 의식에서 주로 사용되며 까티에(관습법 제정자인 우두머리가 있는 지역)의 수장이 주재하는 전통 의식에는 반드시 찌아찌아어가 사용된다. 하지만 수 백년 동안 그 언어를 표기할 문자가 없어 무엇도 기록으로 남길 수가 없었다.

지난 2005년, 여러 주요 도시를 제치고 인도네시아의 소도시 바우바우 시에서 국제문헌학회가 열렸고 이 학회에서 전태현<한국외대ㆍ말레이 인도네시아통번역학과> 교수는 인도네시아 전통 문자 중 아랍문자의 영향을 받은 희귀 문자인 윌리오 문자를 소개 받게 됐고, 한글을 소개할 기회를 갖게 됐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학자들은 이들 소수종족의 언어와 문화 보존을 위해 고심 중이었다. 결국 한국어는 찌아찌아어의 표기수단으로 채택됐다.

전 교수는 “술라웨시 섬에는 찌아찌아어를 포함한 114종의 언어들 가운데 사용자 수가 1천명 미만인 언어들이 21종이나 된다”며 “이 언어들 대부분은 체계적 연구 기록이 전혀 없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이 지구상에 감쪽같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고  전한다.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사업 과정은 2008년 여름 현장 조사, 2009년 7월 15일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기록한 초등학교 교과서(바하사 찌아찌아 1)출간, 바우바우시에 전달로 진행됐다. 현재 이 교과서는 까르야 바루 국립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의 지방어 학습교재로써 일주일에 70분씩 수업되고 있다.

출처: 「인도네시아어와 한국어 대조 연구-찌아찌아어의 한글 표기와 관련하여」, 전태현<한국외대ㆍ말레이ㆍ인도네시아통번역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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