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이 아닌 ‘나’를 위해
‘스펙’이 아닌 ‘나’를 위해
  • 유병규 기자
  • 승인 2010.11.13
  • 호수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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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건축학도, 세계건축공모전 대상

▲ 그들만의 작업실에서 공모전을 준비한 건축학도들. 왼쪽부터 김원일, 김대현, 최진규, 박원국 군
우리학교 건축학도들이 ‘벨룩스 국제학생건축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규모와 권위 면에서 최고라 불리는 이번 대회에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수상해 많은 언론에서 조명을 받았다. 담배연기 가득한 작업실에서 2개월 간 작품을 준비했다. 얼마나 힘들었냐는 질문에 좋아하는 일을 하면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즐겁지 않냐고 반문하는 그들을 만나봤다.

이번 수상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김원일 : 수많은 사람들이 ‘와 그거 얼마나 좋은 상이냐, 스펙에 많이 도움이 되겠다’라고 말한다. 사실 ‘스펙’을 위해 공모전에 참가한 것은 아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와서 수많은 시간을 공부하는데 투자한다. 대학입학까지 시간을 합하면 족히 10년은 넘는다. 이렇게 공부해서 대기업 들어가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진규 : 우리 모두가 기존의 제도권에 들어가는 걸 원치 않는 사람들인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지금까지 노력해왔고 또 원하는 일을 해야 재미도 있고, 성과도 잘 나온다. 

건축의 매력은 무엇인가

박영국 : 어쩔 땐 건축이 무섭기도 하다. 만약 내가 잘 못 만든 작품이 10년, 20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부끄러워 질 것이다. 이 때문에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완벽함을 추구하게 된다. 이런 점이 건축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김원일 : 예전엔 음악을 전공했었다. 음악이라는 것이 사람을 때때로 너무 감성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건축은 감성적이면서도 이성적이다. 머리도 쓰고 마음도 쓰면서 이 둘 사이의 조절과정이 재미있다.

나중에 하고 싶은 건축은 무엇인가

김원일 : 동대문 운동장에는 우리의 추억, 정신 등이 들어있다. 어느 날 외국인이 찾아와 동대문 운동장을 다 밀어버린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이는 문화적인 폭력이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 건물을 짓는다면 그 안에 고유한 정신을 담아내고 싶다.

김대현 : 많은 사람들이 큼직큼직한 건물을 짓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정말로 우리가 많이 이용하는 것은 작지만 소소한 일상이 담긴 공간들이다. 특히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집이라든가 조금 더 넓혀 우리 동네를 바꿔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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