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날쑥한 언론사 대학평가지표
들쑥날쑥한 언론사 대학평가지표
  • 장보람 기자
  • 승인 2010.10.30
  • 호수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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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의회 연합회ㆍ대교협 잇따른 언론사 대학평가 비판

지난 9월 우리학교를 포함한 서울 8개 대학 교수협의회 연합회에서 언론사 대학평가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서 앞으로 서열화에 초점을 맞춘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협조하지 않고 순위발표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순위 하락에 동요하는 학생들
지난 9월 QSㆍ조선일보 세계대학평가 순위와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가 발표됐다. QSㆍ조선일보 세계대학평가에서 우리학교는 339위였던 작년에 비해 15위가 떨어진 354위를 기록했다. 또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는 7위였던 작년에 비해 2위가 떨어져 9위를 기록했다.

연이은 순위 하락에 학생들은 타당성 부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언론사 대학평가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한편 교육 수요자에게 서열화된 대학 순위의 파급효과가 큰 현실 속에 학교 이미지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

언론사 입맛에 맞는 대학이 최고
언론사 평가지표는 매년 사회 동향에 따라 변동하고 있지만 △일관성 없는 평가지표 변경 △각 대학 특성을 반영하지 않는 획일적인 지표 △양적 평가에 치중해 교육의 질을 간과하는 타당성이 부족한 지표라고 비판받고 있다. 

이번 중앙일보 대학평가 지표에서 각종 고시 합격자 수, 공인회계사 합격자 수는 제외됐다. 각종 시험 합격자 수는 대학의 교육 성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이에 교무처장 이형규<법대ㆍ법학과> 교수는 “우리학교에 유리했던 각종 고시 합격자 수가 이번 평가지표에서 제외되면서 우리학교에 불리하게 작용됐다”고 말했다.

이태희<교무처ㆍ평가감사팀> 과장은 “이번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는 국제화 부문이 강화됐는데 이에 국제화가 대학 특성화 목표인 경희대의 경우 순위 상승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판단된다”며 “하지만 평가지표에 실험ㆍ실습 강좌비율 등 이공계 관련 지표가 많았더라면 우리학교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변화하는 언론사의 평가지표에 얼마나 대학들이 부합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중앙일보 대학평가에 서울대는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서울대학교 조형진<기획처> 주무관은 “대학평가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각 평가마다 지표가 상이해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며 “이는 오히려 교육 수요자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에 선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협은 정부로부터 법령에 의해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아 대학기관평가인증제를 준비 중이다. 서동석<한국대학교육협의회ㆍ평가기획팀> 팀장은 “언론사에서는 계량화된 수치로 서열화를 위한 상대평가를 실시했으나 대교협에서는 대학이 교육, 연구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절대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은 받되 홍보로 이용되는 현실
‘본교 △△학과 최상위 등급’. 언론사 대학평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높지만 입시철 학교 홍보에 대학평가 순위는 등장한다. 대학 측에서 언론사 대학평가의 공신력과 객관성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홍보에 이용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이 과장은 “언론사 대학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대학은 대학평가의 순위가 교육 수요자들에게 가장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대교협과 같은 전국 단위의 단체에서는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을 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개별대학들이 비판을 하기는 쉽지않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사 대학평가가 올바르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대학들의 특성을 무시하고 서열화에 초점을 맞춘 획일적인 평가보다는 각 대학들의 특성을 잘 반영해 대학들을 진정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제언을 해줄 수 있는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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