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되지 않은 6억의 행방
해결되지 않은 6억의 행방
  • 김가연 기자
  • 승인 2010.10.30
  • 호수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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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A캠퍼스 등록금ㆍ교육환경금 문제, 차기 총학생회의 과제로 남아













ERICA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등록금 인상에 대해 아직도 합의와 투쟁을 놓고 결정내리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의 등록금 인상에 대해 총학은 △등록금 납부 연기 운동 △학생총회 등의 노력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현재 총학은 별다른 성과없이 등록금 문제에 대해 손 놓고 있는 상태다.

손쓰기엔 이미 늦었다
ERICA캠퍼스 총학이 아직도 뚜렷한 입장을 결정하지 않는 이유는 등록금 인상에 합의할 경우 받는 교육환경개선금이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이 제시한 20억은 양 캠퍼스 학생 수에 따라 각각 7대 3으로 지급된다. 따라서 ERICA캠퍼스 총학이 받는 돈은 6억에 해당된다. 이에 대해 ERICA캠퍼스 총학생회장 유예슬<공학대ㆍ화학공학과 06> 양은 “학생비율로 따진다면 7대 3이 아닌 6대 4로 배분돼 8억을 받아야한다”며 “학교와 기금 증액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학교는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재욱<학생처ㆍ학생지원팀> 과장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총학은 학우들의 여론이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기금 증액 문제에 대한 논의를 피해왔다”며 “기금을 지급하기까지 최소 두 달이 걸리는데 학기 초에 이미 입장을 정해 기금 증액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학교 측은 “가만히 손 놓고 있다가 이제야 기금 증액을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왜 그렇게 늦었나
그동안 ERICA캠퍼스 총학은 “학우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합의할지 투쟁할지 결정을 내리겠다”는 원칙으로 일관해왔다. 따라서 의견 수렴에 많은 시일을 할애한 것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A는 “의견 수렴에 9개월이나 되는 시간이 필요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는 등록금 문제에 총학이 안일한 태도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캠퍼스 교육대책위원회는 지난 7월 등록금 인상에 합의해 교육환경개선금을 지급받았다. 이어 개강 후에는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또 내년 등록금 결정에 직접 참여하기 위해 등록금 심의위원회 설치를 위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식어가는 투쟁 열기
총학은 “투쟁을 하자는 학우들의 여론이 많기 때문에 입장을 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 양은 “설문조사 결과 합의하자는 의견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등록금 투쟁을 계속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총학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등록금 인상에 투쟁하자는 의견이 91%에 육박했으며 합의를 하자는 의견은 9%에 불과했다. 개강 후 설문조사에서는 투쟁하자는 의견이 50.1%, 합의하자는 의견이 44.5%, 기금을 증액하자는 의견이 5.4%로 나타났다. 기금 증액은 등록금 인상 합의가 전제이기 때문에 합의하자는 의견이 49.9%로 투쟁하자는 의견과 사실상 거의 동등했다.

학기 초에 투쟁하자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ERICA캠퍼스 총학이 실질적으로 이룬 성과가 없어 학교 측과
합의하고 교육환경개선금을 받자는 여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고한솔<공학대ㆍ전자시스템공학과 05> 군은 “총학이 항상 말은 그럴듯하게 하는데 정작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올해 총학의 임기는 오는 5일에 끝난다. 결국 등록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차기 총학이 떠안게 된 셈이다.
유 양은 “등록금 투쟁은 양 캠퍼스가 함께 해야 하는데 어느 한쪽에서 합의해버리면 다른 쪽이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가연 기자 eq2004@hanyang.ac.kr
일러스트 김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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