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공정한 사회가 되는 길
진정으로 공정한 사회가 되는 길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10.09
  • 호수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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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사회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다. 마이클 샌덜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유행하고, 청와대도 공정한 사회를 주장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에게 불공정 사회와 특혜는 근현대사의 아픔과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해방 후 독립운동가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부족했던 것에 비해 친일파들에게 지속된 권력은 청산되지 못한 역사적 불공정의 잔재다. 정치적으로 권위적인 시대에도 권력과의 친밀도에 따라 이익과 불이익이 달라지는 정치적 불공정이 계속됐다. 사회적으로도 여성과 장애인 등 약자에 대한 배려를 실천하지 못하는 사회적 불공정이 아직 지속되고 있다. 공정하지 못한 사회는 행복한 사회로 갈 수 없다.  모두 같은 고통을 감내하는 것에는 공감하고 견뎌낼 수 있지만 불공정한 특혜는 우리를 좌절시키고 왜곡시킨다.

공정한 사회는 구호와 의식개선으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공정한 사회는 모두를 위한 규칙이 살아있어야 한다. 권력집단에 의해 규칙이 일방적으로 만들어져서도 안 되고 일부에게만 적용되어서도 안 된다. 주로 재벌기업에게 혜택을 주는 감세정책은 일방적 규칙이다. 직접세보다 일반시민이 담당하는 간접세가 3년 연속 더 늘었다는 통계도 공정한 사회를 위한 규칙에서 벗어난 것을 보여준다.

또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는 기회 균등이 보장돼야 한다. 우리 사회의 경쟁은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동등한 기회를 갖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생존권에 대한 기회균등보다 높은 차원의 기회균등으로 나아가야 한다. 돈이 없어서 수학여행을 못 가는 학생이 있고 편의시설 부족으로 문화시설에 가지 못하는 장애인이 있는 사회는 기회균등이 부족한 사회다.

마지막으로 불공정을 조정할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역사적 잔재에 의한 것이든 급격한 경제성장에 의한 것이든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불공정적 관행을 찾아내고 소거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우선 정치권과 행정기관부터 잘못된 관행을 찾아내고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한다. 대기업 역시 이런 시스템에 동참해야 한다.

공정하다는 신념은 우리를 여유롭게 만들 것이다. 마치 줄을 서서 기다릴 때 남이 새치기 하지 않을까 의심하며 긴장해서 지켜보지 않아도 되는 것과 같다. 내가 남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확보되는 것은 우리 마음을 여유롭게 할 것이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이고 행복한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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