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화의 늪에 빠진 경영혁신
일반화의 늪에 빠진 경영혁신
  • 김가연 기자
  • 승인 2010.10.09
  • 호수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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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특성 배려한 정책 적용돼야

본지는 지난 2일 우리학교 중장기 계획인 뉴 한양 2020의 교육ㆍ연구 분야인 아카데미 플랜에 대해 다뤘다. 우리학교는 이와 더불어 매니지먼트 플랜을 내놓은 바 있다. 매니지먼트 플랜은 행정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단대의 수익 증대 및 기부금확보로 등록금 의존율을 낮춰 재정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학교 측의 전략이다.

단대 자율에 맡기는 책임경영

매니지먼트 플랜에는 크게 △책임경영강화 △행정역량 향상 △성과주의 강화 △핵심자산구축 등 네 가지 전략이 있다.

책임경영강화의 주요 내용은 RCM (자율책임경영제)의 확대다. 자율책임경영제는 각 단대의 RC행정조직으로 통합하고 예산 자율권을 부여하는 전략이다.

RC행정조직 통합은 행정의 효율성을 달성한다는 면은 긍정적이나 속성이 다른 단대끼리 통합이 될 경우 단대 이기주의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교학과가 행정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학과 중심 운영체제에 익숙했던 직원들은 낯선 통합운영에 적응하느라 이전보다 서비스의 질이 낮아 질 수 있다. 학교 측은 학장의 권한을 강화시키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학장의 역량에 따라 각 단대 행정조직 통합의 성과여부가 달라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부족하다.

예산 자율권 부여는 TDB(총액예산제)와 RCB(책임예산제) 두 단계의 시스템을 걸쳐 단계별로 이뤄진다. 총액예산제는 기존에 학사팀과 인사팀에서 담당했던 강사료와 계약직 인건비를 해당 단대가 일부 담당하는 시스템이다. 이와 더불어 장학금의 편성과 집행권까지 단대에 부여하는 등 단대의 권한이 이전보다 대폭 커진다.

책임예산제는 자율적 예산 운영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경영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시스템이다. 각 단대의 등록금 수입은 본부가 아니라 수익을 창출한 단위부서인 통합된 RC행정조직에 귀속된다.

책임에산제 하에 RC행정조직은 자체 수입예산 내에서 운영을 하고 본부는 전략지원금만을 운영하게 된다. 최일용<기획처ㆍ예산팀> 부장은 “단대 자체에서 수익과 기금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단대의 수입 증대가 결국 우리학교의 수입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우리학교 등록금 의존율은 77%로 재정구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이 각 단대에 경영 자율권을 부과함으로써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단대에 따라 학생 규모가 천차만별이고 수익성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완전한 경영 자율권을 획득하는 데 무리가 예상된다.

전문성 제고와 성과주의 풍토 형성

행정역량향상 사업은 행정조직을 팀제로 전환하고 직무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현재 대부분의 학내 행정조직들이 팀제로 전환된 상태다. 기존의 행정조직이 팀제로 전환되면 △결제단계 축소로 업무의 처리속도 향상 △조직내부의 유연성향상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평등한 팀원으로 바뀌다보니 중간 관리직인 계장급의 직원들의 입지가 불분명해진다.

직무 전문가 육성은 특정 분야에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전략이다. 차순걸<총무처ㆍ인사팀> 팀장은 보강인원 확보방안에 대해 “각 단대가 운영하고 싶은 분야를 제시하면 그에 따른 인력을 충원 할 예정”이라며 “부족할 경우 공개채용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강인력은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으로 채용된다. 2010 한양통계연보에 따르면 총 직원 979명 중 46%인 451명이 계약직이었다. 전문 인력 배치를 위해 계약직 채용이 늘면 제2의 학사직원노조 파업사태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

성과주의 강화는 직원 및 전략 성과관리 강화와 창조적 혁신 문화 조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업적에 따라 다양한 보상체계를 수립하고 성과 지향적 조직문화를 조성해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직원 및 전략 성과관리는 BSC(균형성과표)를 통해 이뤄진다. 균형성과표란 조직의 비전과 전략을 실천적인 지표로 옮겨놓은 용어다. 각 부처마다 뉴한양 2020 비전을 달성하기위해 이행할 각각의 전략에 해당한다. 균형성과표는 핵심성과지표로 측정한다. 예를 들어 전략목표가 해외 대학과 파트너십 강화였다면 파트너십 활성화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교환교수 수, 교환학생 수 등을 핵심성과지표로 정할 수 있다.

한편 단대와 행정기관 외에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부속기관에 까지 기준을 적용해 적용 범위에 대해 논란이 있다. 균형성과표 평가 결과는 각 부서에 지급하는 인센티브 규모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므로 학교로부터 지원을 받는 부속기관은 재정적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창조적 혁신 문화 조성에는 창의제안제도가 있다. 이는 각 부서에서 업무개선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그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하는 제도다. 창의제안제도에는 아이디어 제안과 CC제안이 있다. 아이디어 제안은 팀원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팀장에 이를 채택해서 시행하면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제도다. CC제안은 업무개선 이후평가를 받아 평가 수준에 따라 돈을 지급한다. 금액은 5천원, 1만원, 5만원 등 시행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동문관리로 자산구축까지

핵심자산 구축에는 브랜드 자산 구축과 동문교류 활성화가 있다. 이 중 동문교류 활성화는 동문DB(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동문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기부금을 확대하여 등록금 의존율을 낮추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정주현<대외협력처ㆍ대외협력팀> 직원은 “우리학교는 동문DB가 제대로 구축돼있지 않아 타 학교에 비해 기부금 확보가 취약했다”며 “대외적 위상과 기부금 확보를 위해 동문DB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총 23만의 동문이 존재한다. 그 중 DB가 구축된 동문은 2만일 정도로 동문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외협력팀에서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동문DB 확보를 추진해 현재 15만개의 DB를 확보한 상태다.
정 직원은 “DB확보가 곧바로 기부금 확보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며 “장기적 계획인 만큼 3~4년의 시간을 갖고 지속적인 접촉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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