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대표자’라는 명패가 무색한 그들에게
‘학생대표자’라는 명패가 무색한 그들에게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10.04
  • 호수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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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대표자’라는 명패가 무색한 그들에게

그들의 자리는 ‘또’ 비어 있었다. 서울캠퍼스 전체학생 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지난 15일 무산된 후 다시 열린 임시 전학 대회 역시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학내 구성원과 학생 대표들은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홍보 부족 △사전 준비 부족을 지적했다. 전학대회 뿐만 아니라 임시 전학대회까지 모두 무산됐다는 결과에 대해 총학생회는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총학생회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

전학대회는 단과대 학생회장부터 학과ㆍ학년별 과 대표까지 학생들의 대표성을 인정받은 학내 구성원이 참여하는 자리다. 각 학생대표들은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해 총학생회 정책 운영 방향에 이를 반영시킬 의무를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학생대표가 학내 중요한 사안에 대해 다수의 학생들을 대신해 그들의 의견을 개진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 그러나 이들은 학생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특히 이번 전학대회는 지금까지 총학생회의 정책 방향을 점검ㆍ개선하는 동시에 공대학생회 8ㆍ15행사 강제진행으로 이슈화됐던 관련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 법안을 논의해야 하는 자리였다. 학생대표 자리의 무게를 간과한 그들은 과반 이상 두 번이나 전학대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학생대표에게 돌아올 비난을 총학생회에 전가하기 급급했다.

특히 사범대 학생대표는 30명 모두 전학대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전학대회 참여 인원 중 다수를 치지하고 있는 사범대 학생대표가 전부 나타나지 않으면서 학생의결 기구인 전학대회의 판을 깨버렸다. 불참 이유에 대해 사범대 학생회장은 “총학이 학사직원노조 파업에 대해 중립적 입장 표명한 것에 대한 보이콧”이라고 밝혔다. 이는 학생대표라는 책임을 간과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위를 남용한 것이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사범대 학생대표, 혹은 학생회 일부 의견을 전체인양 표명하는 것은 그들을 선출해준 사범대 학생들의 신뢰를 악용하는 행위다. 사범대의 ‘전학대회 보이콧’은 기성 정치 인사가 보여주는 ‘패거리 정치’와 다를 바 없다.

이번 전학대회 안건은 의결되지 못한 채 확운위와 다음 전학대회로 넘어갔다. 계속해서 학생대표가 그들의 역할을 잊은 채 무책임으로 일관한다면 문제해결은 요원하다. 학생대표는 학생들이 △학내 복지 문제 △공대학생회 8ㆍ15행사 추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표를 통해 선출된 학생대표의 행태에 대해 적잖이 실망했을 터이다. 이 같은 무책임한 태도가 계속된다면 그들은 학생들의 신뢰를 잃은 채 허울뿐인 명패만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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