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를 꿈꾸는 이, 철저한 조사와 제도가 필요한 때
해외를 꿈꾸는 이, 철저한 조사와 제도가 필요한 때
  • 우지은 기자
  • 승인 2010.09.12
  • 호수 13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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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프로그램과 참가자들 간 나타나는 엇박자

2009년 4월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인 대학교 유학생 현황에 따르면 유학생 수는 약 24만3천224명으로 연속 증가 추세였으며 2005년 미국 이민 세관국의 조사결과 미국 대학 등록 외국인 유학생 현황은 한국이 약 8만 명으로 1위인 13.5%를 차지했다. 이 같이 많은 대학생들이 해외로 나가는 상황이지만 프로그램 별 여러 피해들이 속출하고 있다. 외국어와 일 모두를 얻겠다는 워킹홀리데이, 글로벌 경쟁력과 실업해소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WEST 프로그램이 빛 좋은 ‘살구’가 될지 ‘개살구'가 될지 의문이다.

▲ <해외유학생 증가 추세>
준비 없는 허황된 꿈의 결과
워킹홀리데이. 상대국가의 문화를 1년여 동안 자유로이 체험할 수 있는 청년들만의 기회로 알려져 있는 이 제도가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얼룩지고 있다. 실제 인터넷 상의 워킹홀리데이 관련 카페들엔 워킹홀리데이 피해사례들이 올라오고있다. 그 중 대부분은 영어 사용이 드문 일자리들이다.

A양은 “영어를 완벽히 배워오겠다는 일념으로 워킹홀리데이를 택했지만 하루 종일 텃밭에 홀로 앉아 하는 농장일과 주방에서 묵묵이 접시 닦는 일을 했다”며 “이런 일이라면 한국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데 답답했고 외로워 우울증까지 왔었다”고 밝혔다.

비단 A양의 문제만이 아니다. 협정 체결시기가 가장 오래됐고 쿼터에 제한이 없어 연간 가장 많은 참가자들이 떠나는 호주에서는 최저임금을 보장해주지 않는 일부 한인업체들로 인해 한국의 청년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B군은 “최저임금 15$도 보장받지 못하지만 우리는 정당한 임금을 요구할 수 없다”며 “세금을 내지 않고 현찰을 임금으로 주는 업체는 주로 한인들이 운영하는 곳인데 15$면 얼마든지 영어 잘하는 원어민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러한 피해 사례들에 대해 김경린<국제교류증진협회ㆍ워킹홀리데이인포센터> 직원은 “유학원에 대행 업무를 맡긴 후 스스로 정보 수집의 노력을 거치지 않는 것이 주요 문제”라며 “보험을 예로 들자면 일부 업체들은 수많은 참가자들의 업무처리에만 급급해 개개인의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가장 일반적인 보험들을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연간 7천200여명의 워킹홀러들이 찾는 프랑스의 경우 대물배상보험을 필수적으로 드는 것이 좋은데, 일부 유학원들이 이를 그냥 넘어가는 경우들이 존재한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참가 실태파악 및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인 참가자의 경우 약 32%가 1 년 이상, 85%가 3개월 이상을 준비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남성참가자의 70%, 여성참가자의 78%가 3개월 미만을 준비기간으로 이용하는 걸로 밝혀져 상대적으로 사전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원정성매매 또한 워킹홀리데이의 큰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에서 성매매금지법이 통과되면서 갈 곳이 없어진 일부 성매매업종사자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발급받을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통해 호주로 입국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원정성매매는 국제적으로 한국 이미지를 실추시켜 내년 미국과의 무비자 발급 입국 체결 현안에서도 핵심 방해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워킹홀리데이 사후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재외국인 등록과 같은 신변보호 행위를 유도하기 위해 국제교류증진협회 산하 워킹홀리데이인포센터는 매년 12회 이상 꾸준히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 <워킹 홀리데이 참가자(남성)의 사전 준비기간 비율>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해외 인턴십
이명박 정부가 신년사에서 언급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추진 중에 있는 외교통상부의 WEST프로그램은 한국과 미국의 학생들에게 상대국에서 총 18개월 간 어학연수(5개월), 인턴취업(최장 12개월) 및 여행(1개월)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일자리 10만 양성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제도는 2009년부터 준비과정 없이 긴급히 시행돼 다양한 문제점을 낳고 있다. 문제점의 유형은 크게 값비싼 참가비용과 불만족스러운 인턴 자리로 나눠진다.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3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종 선발됐음에도 비용 문제로 중도 포기하는 자가 일반 참가자 742명 중 약 171명으로 2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해외 인턴십도 사적으로 운영되는 인턴십인 만큼 일반 참가자가 느끼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저소득층 WEST 참가자에게 지원하는 비용 중 전액 지원되는 항목은 항공료뿐으로, 나머지 비용인 인턴소개비용ㆍ어학연수비ㆍ어학연수생활비는 소득 수준에 따라 △기초수급자 1분위 90% △2분위 50% △3~5분위 25%로 차등 지원된다. 이를 교과부 추정 1인당 평균 프로그램 유지비용에 따라 계산해보면 참가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소득 3~5분위 1천418만3천원, 2분위 945만5천원, 기초수급자와 1분위 해당자는 189만1천원이다.

이는 2009년 소득 1~2분위 가구당 연소득은 1천813만원이하, 3~5분위는 3천442만원 이하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부담하기 힘든 금액이다. 이처럼 지원이 부족한 탓에 2009년 최종 선발된 저소득층 중 12.4%(11명)가 마지막 순간에 출국을 포기했다.

인턴소개비용에 대해 인터넷상의 한 지원자는 “유급이 아닌 무급 인턴을 소개받는 데 왜 값비싼 소개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유급 인턴을 소개받아 일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소개비용을 넘어서는 수익이 발생하므로 비용을 치르는 일이 당연스레 여겨지지만 미국 경기 사정이 나쁘다는 이유로 무급 인턴을 소개받고서도 소개비용을 지불하는 규정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WEST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글로벌인턴지원단은 12월에 뽑는 5기부터는 지원이 확대돼 저소득층의 기회가 늘어나고 영어 우수자에 따라 추가 지원 금액 차등화 등 지원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세희<교육과학기술부ㆍ글로벌인턴지원단> 직원은 “미국은 무급인턴이 일반적인 경우로 무급일수록 한국 젊은이들이 희망하는 국제기구와 연구소 등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넓어진다”며 “지난 3월에 뽑은 3기부터는 무급인턴일 경우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프로그램들이 문제점을 갖고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외국어에 능통할 수 있는 별다른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별다른 해외 유학 경험 없이 7개 국어를 섭렵하고 2013년까지 12개국어 완벽 습득을 목표로 하는 외국어 부문 파워 블로거 선현우 씨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학습 사이트, 2개 국어 이상을 학습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블로그 등을 운영해 외국어 학습의 달인으로 여겨지는 선 씨는 “외국어는 외국에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타당성을 갖지 못한다”며 “이는 해외 유학 경험이 있음에도 외국어에 유창하지 못한 사람들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선 씨가 말하는 외국어 실력 향상의 필수 조건은 스스로 문장을 만들어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자주 겪고 이에 따라 그 상황에 사용 할 수 있는 표현을 되도록 많이 준비하는 것이다. 선 씨는 “내가 어디있는 가와 무관하게 영어를 사용하는 상황을 얼만큼 맞닥뜨리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오로지 외국어능력 향상만을 이유로 해외에 나가는 현실을 지적했다.

선 씨는 이어 “해외에 나가기 전 외국어를 자유로이 사용 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핵심이다”며 “경험 할 수 있는 폭이 그렇지 않은 때보다 10배 이상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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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8-01 13:54:40
이 글은 해외 유학생들의 프로그램 별 피해와 문제점에 대한 내용으로, 해외로 나가는 선택에 대해 신중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발생하는 어려움과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미리 적절한 대비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워킹홀리데이와 WEST 프로그램에 대한 균형 잡힌 평가와 해결책에 대한 제시가 인상적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습니다.